▲ 주호민(왼쪽)과 기안84.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최영선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이 기안84의 '복학왕', 삭의 '헬퍼2' 등 최근 웹툰 관련 논란이 뜨거운 것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주호민은 18일 트위치 방송을 진행하던 중 웹툰 검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웹툰 검열이 진짜 심해졌다. 옛날에는 국가가 검열했는데 지금은 시민, 독자가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렸다. 이 부분은 굉장히 문제가 크고, 큰일 났다. 진짜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호민은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생각 때문인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며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더 넓히는 방법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계몽하려고 한다. 그러면 생각의 확장이 이뤄질 수 없다. 내 생각이 맞는 이유가 '네가 미개해서'가 아니고 '내 생각과 같이 하면 이런 것들이 좋아진다'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너는 그냥 미개한 놈이야'라고 하니까 오히려 더 반발심이 생기는 거다"라고 강조했고, 그는 "앞으로 검열하는 시민 독재는 더 심해질 거라고 본다. 그래서 희망이 없다. 옛날에 내가 만화를 그리던 2000년대가 제일 좋았다"고 했다.

또 "지금은 시민이 시민을 검열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가 없다. 아주 힘겨운 시기에 만화를 그리고 있다. 만화 그리는 분들은 힘내시고 일단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그려라"고 동료 작가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최근 기안84가 웹툰 '복학왕'이 '여혐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한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잘못을 안 했는데도 잘못 걸리면 아작이 난다. 사실 잘못한 게 없을 수도 있는데 일단 사과를 하게 되면 뭐라고 하는 줄 아나. 진정성이 없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냥 죽이는 게 재밌는 거다. 사과하면 더 팬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기안84 사과문

앞서 기안84는 웹툰 '복학왕' 304화 '광어인간' 2화에서 능력 없는 여성 인턴이 상사에게 성접대를 하고 취업에 성공했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넣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기안84는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으나, 만화계 성폭력 대책위원회 등은 기안84의 네이버 연재 중단을 요구하며 네이버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 하차 요구까지 이어졌다.

스포티비뉴스=최영선 기자 young77@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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