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대활약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생애 첫 세인트루이스 원정을 잊지 못한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타티스 주니어가 소개되자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큰 환대였다.

이유가 있다. 타티스 주니어의 아버지인 타티스 시니어는 세인트루이스에서 3년 남짓 선수 생활을 했다. 1998년 트레이드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고, 2000년까지 팀의 3루를 지켰다. 타티스 시니어는 3년간 300경기에 나가 타율 0.282, 60홈런, 197타점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당시 타티스 주니어는 전광판에 나오는 아버지의 영상을 봤다. 바로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를 상대로 기록한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 요즘 말하는 ‘한만두’의 영상이었다. 타티스 주니어의 방문에 맞춰 구단에서 특별히 제작한 영상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당시 “대단했다. 아버지의 많은 추억이 이곳에 있다. 재미있었고, 소름이 돋았다. 아버지는 이곳에 있을 때 많은 일을 했고 나는 그런 업적을 사랑한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어린 시절 타티스 주니어의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10대 중반의 소년은 스카우트 타깃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19차례나 세인트루이스 산하 시설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티스 주니어도 세인트루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앞두고 그런 옛 이야기를 꺼내면서 세인트루이스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필드에서 만날 것이고, 더 이상 친구는 아니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 그랬다.

올해 내셔널리그 MVP 후보 중 하나로 뽑힐 정도로 성장한 타티스 주니어는 펫코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대활약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선발 2번 유격수로 나선 타티스 주니어는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대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11-9 역전승을 이끌었다. 1차전부터 감이 나쁘지 않았던 타티스 주니어는 이날 두 방의 대포를 터뜨리며 팀의 핵심임을 입증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날이 만 21세 273일째였다.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이보다 더 어린 나이에 멀티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앤드루 존스(19세 180일)와 카를로스 코레아(21세 20일), 딱 2명이었다. 그런데 앞선 두 선수는 타티스 주니어처럼 일리미네이션 경기가 아니었다. 한 판만 지면 탈락하는 긴장되는 상황에서 멀티홈런을 터뜨린, MLB에서 가장 어린 선수가 된 것이다. 이제 타티스 주니어는 아버지의 추억이 스며있는 팀을 상대로 역전 시리즈에 도전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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