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수원 LG전에서 9회 등판해 세이브를 거둔 이보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최근 불펜 소모가 많았던 kt는 2일부터 4일까지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LG와 4연전(3일 더블헤더 포함)이 중대 고비처다. 선발투수들도 힘들지만, 불펜투수들도 체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이다.

그래서 첫 경기가 중요했다. 일단 잡고 가면 3일 더블헤더를 조금 더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다. 잡을 수 있는 흐름도 만들어졌다. 선발 배제성의 6이닝 무실점 역투로 2-0 리드 상황에서 7회를 맞이했다. 두 번째 투수가 중요했는데 여기서 kt의 선택은 우완 손동현이었다.

손동현은 1군에 콜업된 이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9월 30일과 1일 대구 삼성전에 모두 나가 2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3연투였지만, 일단 다른 불펜투수들에 비해 믿을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손동현이 김민성 유강남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kt 벤치는 다시 움직였다.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필승 카드인 주권을 내세웠다. 주권 또한 3연투. 여기서 무조건 막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그런데 주권마저도 정주현의 희생번트 때 스스로 실책을 저지르는 등 무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2점 리드가 날아갔다. 그 이상 점수를 주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면 kt 불펜은 더 비상이었다. 손동현 주권이 3연투라 3일 더블헤더에 모두 대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만약 쓰지 않고 졌다면 이날 휴식을 취한 두 선수가 3일 더블헤더에 대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기면 괜찮은데, 지면 타격이 두 배인 모험이었던 셈이다. kt가 4연전 시작부터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이 이 카드를 되살렸다. 주권은 더 실점하지 않았고, kt는 8회 공격에서 선두 황재균이 볼넷을 골랐다. 이는 로하스의 안타, 문상철의 결승타, 그리고 박승욱의 쐐기 2타점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됐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후 “황재균을 포함 주전 선수들이 출루하며 승리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등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힘든 상황에서도 잘 던진 마운드의 선수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 배제성이 선발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박수를 치면서 “주권이 위기에서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이보근이 연투로 힘들 텐데 잘 마무리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벤치의 실패가 팀의 위기로 이어질 상황을 선수들이 지워준 셈이 됐다. 요즘 kt가 그래서 강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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