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100안타에 이어 생애 첫 3할에도 도전하는 조용호(왼쪽)와 배정대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한 시즌 100안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만큼 꾸준히 뛰어야 하고, 타격 기술도 따라와야 한다. 실제 지난해 KBO리그에서 100안타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62명이었다. 팀당 6명 정도 남짓이다. 주전이라고 다 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kt는 올해 그 100안타 고지를 생애 처음으로 밟은 선수가 두 명 있다. 주전 외야수들인 배정대(25)와 조용호(31)다. 두 선수는 그간 어려운 시기를 뒤로 하고 올해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배정대는 kt를 떠나 올 시즌 KBO리그 전체 최고의 발견이라고 할 만하다. 3일까지 136안타를 기록했다. 조용호는 시련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의 상징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3일 LG와 더블헤더에서 3안타를 추가하며 역시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만년 유망주였던 배정대, 그리고 미지명·육성선수 입단·트레이드 등 온갖 일을 다 겪은 조용호 모두 인생의 소중한 전환점이 될 만하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 값지다. 배정대는 올 시즌 팀의 전 경기(123경기)에 나갔고 포지션도 중견수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 보란 듯이 알을 깨고 나왔다. 조용호는 고질적인 고관절 통증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안타를 추가한 끝에 100안타를 달성했다.

100안타가 꾸준히 나가 좋은 활약을 펼쳤음을 의미하는 상징이라면, ‘규정타석 3할’은 이 선수의 타격 기술 또한 리그에서 인정받을 만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100안타를 이룬 두 선수는 이제 3할에도 도전한다. 이미 규정타석은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라 남은 경기에서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이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사실 두 선수의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의 리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쨌든 배정대는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7월 말까지만 해도 타율이 0.331이었으나 2일 0.296까지 떨어졌다. 풀타임 경력이 없는 선수가 여기까지 버틴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쳐줘야 할 정도다. 조용호도 7월 말까지 타율 0.320이었지만 10월 초 0.295까지 내려앉았다. 3할은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지키는 건 더 힘들다는 말이 딱 맞다.

그러나 3일 LG와 더블헤더에서 두 선수 모두 힘을 내며 나란히 3할에 복귀했다. 배정대는 더블헤더 2경기에서만 4안타 맹타를 몰아치며 3할을 회복했다. 조용호는 1경기에서 2안타, 2경기에서 1안타를 추가하며 역시 3할 문턱을 다시 밟았다. 두 선수 모두 딱 0.300이다. 이제는 이것을 지키는 싸움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표본은 많이 쌓였다. 지금까지 보여준 실력이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발이 빠르다. 내야안타는 타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몰아치기 능력도 있고, 마냥 휘두르기만 하는 선수들도 아니다. 배정대는 58개의 볼넷을 골라 이 부문 리그 9위다. 조용호의 볼넷 비율(13.6%)은 리그 6위다. 타석에서의 끈질김은 자타가 공인하다. 조금 더 차분하게 타석에 임해 볼넷을 확보할 수 있다면, 두 선수 모두 첫 ‘3할’의 훈장을 달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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