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심 합의 판정 번복을 부른 2루타를 쳐낸 정근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류중일 LG 감독은 2일부터 4일까지 수원에서 열린 kt와 4연전(더블헤더 포함)을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로 잡고 있었다. 두 팀은 2위와 4위로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사실 경기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류 감독은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인 2일 경기를 앞두고 “중요한 시리즈다. 4위에 있지만 올라가려면 높은 순위의 팀을 잡아야 한다”면서 “이기고 싶다”라는 말로 전의를 대변했다. 그러나 시리즈는 류 감독의 뜻대로 술술 풀리지는 않았다. 

LG는 2일 경기에서 패했고, 3일 더블헤더에서는 1승1패씩을 나눠 가졌다. 4일 경기에서 이겨야 5할이었다. LG로서는 다행히 분위기와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1회 2점을 선취했고, 2-1로 앞선 3회 김민성의 3점 홈런이 터지며 전세를 장악했다. 결과적으로 막판까지 분전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이기기는 했다. 그런데 그 길이 쉽지는 않았다. 

선발 타일러 윌슨이 3회 2사 1,2루에서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부터 꼬였다. 불펜에 대기하고 있었던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정용이 서둘러 몸을 풀고 올라갔지만, 4회에 결국 1점을 내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이어 나온 불펜투수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진해수는 강백호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정우영은 동점을 허용했다. 최동환은 역전을 당했다. 7회 등판한 송은범을 제외하면 앞서 나선 불펜투수들이 모두 1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정이 뒤집어지며 기사회생했다. 6-7로 뒤진 8회 1사 후 채은성의 안타, 김민성의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대타 정근우가 좌익선상 쪽으로 날아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선에 물린 듯 보였다. 그런데 김정국 3루심이 파울을 선언했다. LG는 이미 경기 초반에 두 차례 비디오판독을 모두 쓴 상태였다. 만약 그대로 4심이 파울을 고집한다면 뒤집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4심이 모여 이를 인으로 번복했다. 상황이 명백하다면 4심 합의에 따라 판정은 번복될 수 있다. 이강철 kt 감독이 번복에 대해 항의했으나 kt는 비디오 판독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확인 결과 역시 인이었다. 어쨌든 판정이 바로 잡히기는 했다. LG는 여기서 동점을 만들었고, 1사 2,3루에서 계속 공격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심판진은 kt 측에 "3루심이 타구가 빨라 정확한 판단이 힘들어 주심의 조언 후 판정을 번복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홍창기가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며 역전했다. 1B-2S에서 애매했던 5구째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살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바깥쪽 패스트볼이었는데 직후의 행동에서 장성우나 이보근이나 모두 삼진을 확신한 듯했다. 그러나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고 홍창기의 결승타로 이어졌다. LG는 오지환이 2타점 우전 안타를 치며 8회 10-7까지 달아났다. 

kt로서는 파울 판정 번복은 오심이 바로 잡혔다는 점에서 할 말이 없지만, 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쉬울 법했다. 

LG는 8회 위기를 고우석이 정리한 뒤, 9회 이형종의 솔로포 등이 터지며 마지막까지 힘을 낸 끝에 13-8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8회 파울 판정 번복이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LG는 잠실에서 KIA와 3연전을 싹쓸이 한 두산에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며 4위를 지켰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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