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잔여 연봉은 내년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김치현 키움 히어로즈 단장이 8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손혁 전 감독 자진 사퇴 건과 관련해 이야기했다. 손 전 감독은 지난해 11월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액 6억 원에 키움과 손을 잡았지만, 한 시즌을 다 치르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김 단장은 "잔여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실 올 시즌 처음 취임하면서 정말 감사했다. 한번도 불평, 불만 없으셨다. 감사 표시로라도 꼭 그렇게 해드려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사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다. 내년 연봉까지 지급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진 사퇴하는 감독에게 연봉 보전을 해준다는 것은 윗선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 단장은 이와 관련해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라서 이유를 댈 수 없다. 감독님과 인연도 오래됐고, 야구관이 맞지 않는 것도 아니다. 결정은 이렇게 됐지만, 서로 미안하고 아쉬웠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밖에서 보자고 이야기도 했다. 변명할 내용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키움은 132경기를 치른 현재 73승58패1무로 3위다. 잠시 주춤한 탓에 선두 NC와 거리는 9경기차로 벌어졌지만, 2위 싸움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손 전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을 책임지겠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단장은 "사퇴 의사는 어제(7일) 경기 끝나고 처음 들었다. 전에는 한번도 이런 뜻을 표출한 적이 없어서 사실 몰랐다. 경기 끝나고 이야기 좀 하자고 하셔서 느낌은 조금 좋지 않았다. 자주 대화를 하는 편인데도 한번도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말렸다. 두 번이나 말렸다. 그런데 단호하셨다. 이야기는 처음 하지만,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감독님께서 이 시점에 이야기해 죄송하다고 했다. 객관적인 수치로는 (성적 부진이 이해가 안 가는 게) 맞는데, 감독님은 다르게 느끼신 것 같다. 기대치가 다르니까. 하위권 팀이었으면 상대적으로 다르게 느기는 것이고, 처음 시작할 때 모든 여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기대치가 달랐다. 그 차이에서 나온 말씀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키움은 남은 시즌 지휘봉을 김창현 대행에게 맡기기로 했다. 키움은 "아직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손 전 감독 후임으로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대행으로 선임했다. 2013년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해 프런트 생활을 경험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데이터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김 대행은 올 시즌 QC 코치로서 임무가 감독님께서 투수 코치, 타격 코치와 여러 계획을 짤 때 전력분석 팀 자료를 유연하게 적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늘 감독님과 같이했다. 사퇴 시점에서 수석 코치님께서 감독 대행을 하면 수석 코치를 김창현 대행이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파트 코치는 자기 파트에 집중하면 경기를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행이 현장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문과 관련해서는 "감독의 정이가 다를 수 있다. 우리 팀이 생각하는 것은 매니저다. 기술 파트가 아니라 의견을 취합해서 결정하는 자리다. 코치와 선수를 조금 더 관리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대행이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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