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가 최지훈을 내년 주축 외야수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 수비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현재 보이지 않는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0년 현재가 아닌, 2021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한 선수들의 내부 경쟁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 코칭스태프 또한 여러 선수들을 실험하며 그 과정을 거치고 있다.

팀이 전면적으로 개편된다고 해도 사실 고정된 멤버는 있기 마련이다. 이를 테면 주전 3루수 최정이나 외국인 선수의 포지션 등이다. 결국 올해 부진한 선수나 1.5군급 선수들은 내년에 제한된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한다. 그렇다면 SK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역시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박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부터 “타격은 7번 실패해도 되지만, 수비는 한 번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박 감독대행은 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다시 수비를 강조했다. 그는 “타격은 기복이 있는 위치다. 수비 쪽이 뒷받침이 안 되면, 지명타자나 대타로 가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오로지 타격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야구를 오래 하려면 디펜스가 받쳐줘야 한다. 타격으로 오래하는 건 극소수다. 월등하게 뛰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3할 이상 보장 혹은 강력한 타격 생산력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결국 1군에서 뛰려면 최소한의 수비 능력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감독대행은 타격은 뛰어나지만 아직 수비에서는 물음표가 있는 오준혁에 대해서도 “준혁이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 정도 가지고는 쉽지 않다. 김강민이 살아남는 이유 중 하나다. 김강민이 3할을 친 적도 있지만 그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온 것은 수비 능력으로 여기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대행은 이는 오준혁 외에 다른 선수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SK 외야에서 수비가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는 김강민 최지훈 정도다. 타격으로 생산력을 갖춘 선수는 한동민이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2~3자리 정도를 놓고 다투는 상황인데 수비가 안 되면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예고다. 오태곤 오준혁 고종욱 정진기 유서준 김경호 등 외야수들 모두에게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내야는 말할 것도 없다. 박 감독대행은 “박성한도 마찬가지다. 박성한도 방망이 때문에 경기에 내보내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에 1군에서 뛸 수 있을 만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는지 테스트하고 있다는 것이다. 팀에 유격수가 부족하고, FA 시장에도 전문적인 유격수가 없는 만큼 박성한을 시즌 마지막까지 유격수로 실험할 전망이다. “대타 요원, 지명타자 요원은 어느 팀이나 많다. 모든 선수들이 디펜스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박 감독대행의 말은 선수들이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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