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외국인투수 크리스 플렉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이제 크리스 플렉센은 정상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여러 부상을 이겨낸 플렉센에게 더 이상의 투구수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플렉센은 7월 중순 왼쪽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재활에만 전념했고, 지난달 9일 잠실 kt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성적은 3이닝 2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점). 투구수 60개 제한을 둔 가운데 55개를 던지며 나름의 성과를 냈다.

플렉센은 이후 서서히 본래 구위를 되찾아갔다. 지난달 1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을 소화한 뒤 계속해 100개 안팎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최근 오른쪽 허벅지 당김 증세로 우려를 샀던 플렉센은 그러나 9일 수원 kt전에서 7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며 4안타 1볼넷 9삼진 무실점 쾌투하고 4-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직구 최고구속이 154㎞까지 나온 가운데 커터와 커브의 구위도 수준급이었다.

두산으로선 플렉센의 정상 궤도 진입이 반갑기만 하다. 두산은 6월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뒤 플렉센마저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원준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지만, 구위 난조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최근에는 유희관마저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이러한 가운데 플렉센이 적게는 5이닝, 많게는 7이닝까지 책임지면서 두산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실제로 전날 인천 SK전에선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면서 10-0 대승을 거뒀고, 이날 kt전에선 플렉센이 7이닝 무실점 쾌투하면서 2연승을 달렸다.

현재 5강 열차에서 마지막 칸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은 6위 KIA 타이거즈와 7위 롯데 자이언츠의 추격을 확실하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KIA와는 3.5경기, 롯데와는 5경기 차이로 쉽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15게임만을 남겨둔 두산은 결국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중심을 잡아줘야 5강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플렉센의 연이은 호투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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