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재호(왼쪽)와 kt 장성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치열과 처절, 그 사이 어딘가의 하루였다.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맞대결이 열린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의 전광판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거의 매회 점수가 나면서 바쁘게 숫자를 올려야 했다.

이날 두산과 kt는 각각 18안타와 14안타를 몰아쳤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선수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선발 라인업을 기준으로 두산에선 김재호만 무안타로 침묵했고, kt에선 배정대와 장성우만이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1회부터 7이닝 연속 득점을 올린 두산의 기록지는 화려하기까지 했다. 1~6번 타순을 이룬 허경민~최주환~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김재환~오재일~박건우가 모두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오재일 그리고 9번 장승현은 3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1안타를 친 7번 정수빈과 무안타로 그친 8번 김재호를 제외한 7명이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한 셈이다.

kt도 못지않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 김민혁, 강민국이 2안타씩을 뽑아냈고, 심우준은 3안타로 활약했다.

이는 반대로 양쪽 진영의 마운드가 초토화됐음을 의미했다. 두산 선발투수 함덕주는 2회도 채우지 못한 채 1.1이닝 4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조기강판됐고,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역시 3.1이닝 4안타 2홈런 6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마운드를 일찍 내려왔다.

▲ kt 심우준(왼쪽)과 두산 이유찬. ⓒ한희재 기자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처절함의 정도는 더했다. 두산은 함덕주 이후 김강률~홍건희~박치국~이현승~이승진~김민규~윤명준을 총동원했다. 4회까지 8-2로 여유롭게 앞선 경기였지만, 불펜투수들이 믿음직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필승조까지 투입하고 말았다.

kt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쿠에바스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김민수가 0.2이닝 3안타 2실점을 기록했고, 뒤이어 나온 하준호도 1이닝 3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나마 류희운이 3이닝을 책임지긴 했지만, 7안타 3실점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는 내지 못했다.

4시간5분 동안 무려 32안타와 12개의 4사구, 21득점이 오간 이날 경기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2루타 3개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장승현과 3회 결승 3점홈런 포함 6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른 김재환을 앞세워 13-8로 이겼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최근 3연승을 달리면서 5위(70승4무56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kt는 2연패를 당하며 3위(72승1무56패)로 내려앉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은 이번 시리즈 내내 “남은 경기가 곧 결승전과 같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차지한 패권을 지켜야 하는 두산과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루빨리 확정하고픈 kt가 이처럼 처절하게 싸우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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