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최동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시작이 너무 좋아서였을까. 2009년 드래프트 2라운드 1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인 사이드암 투수는 그해 4월에만 15경기에 출전했다. 소속 팀이 23경기를 치렀으니 3연전 중에 두 번은 마운드에 올랐다는 얘기다.

덕분에 남들은 몇 년도 걸린다는 첫 홀드, 첫 승, 첫 세이브가 모두 데뷔 후 한 달 만에 나왔다. 세 경기 만에 홀드를 따냈다. 7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13번째 경기에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행운의 세이브도 올렸다.

일찍 꽃피는 듯했지만 5월이 지나면서 점점 출전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4월에는 15경기 중 11경기가 무실점이었는데, 5월에는 10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실점했다. 2010년에는 단 1경기에 등판한 뒤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잠시 유니폼을 벗었다.

그로부터 11년. LG 최동환은 이제야 다시 '필승조' 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기 시작했다. 어느새 등판 경기는 데뷔 시즌 38경기를 훌쩍 넘어 50경기를 채웠다. 4승 1무 4홀드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승, 홀드는 2017년 5개에 하나가 부족하다.

시즌 초만 해도 분위기가 기운 경기에서 남은 이닝을 막아주는 임무를 맡다가 이제는 접전 상황 혹은 실점 위기에서도 마운드에 오른다.

LG가 1-3으로 끌려가다 7-3으로 역전승한 11일 잠실 NC전에서는 2, 3루 위기에 등판해 앞 타석 적시타를 친 강진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최동환은 새 얼굴이 절실했던 LG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9월에만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고, 10월에도 6경기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불펜에서는 최고 투수, 성격은 정말 좋은 선수에서 11년 만에 필승조. 많은 것이 달라진 최동환이지만 이 변화에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않았다. 최동환은 "많은 변화를 준 것은 아니다. 전보다 자신감 있게 던지려고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포수 리드도 정말 좋다. 오늘(11일)도 유강남의 좋은 리드 덕분에 편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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