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홈런과 함께 MVP까지 꿈꾸고 있는 kt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던 고지가 다시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KBO리그 역사상 두 명만이 경험해봤던 50홈런 이야기다. 뜻깊은 MVP의 꿈도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kt 위즈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미국)가 50홈런 고지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로하스는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올 시즌 44호 홈런을 기록하며 부문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와는 6개 차이. 라모스가 현재 발목 부상으로 빠져있는 점을 감안할 때 홈런왕은 사실상 굳어진 상태다.

그러나 여기에서 안주할 로하스가 아니다. 아무나 밟지 못했던 50홈런 고지가 로하스를 기다리고 있다.

KBO리그에서 5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는 1999·2003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과 2003년 현대 유니콘스 심정수, 2014·2015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뿐이다. 이승엽은 각각 54홈런과 56홈런을, 심정수는 53홈런을, 박병호는 52홈런과 53홈런을 연달아 기록했다.

▲ 2017년 은퇴투어 당시 롯데로부터 잠자리채를 선물 받은 삼성 이승엽. ⓒ한희재 기자
현재까지 44홈런을 쏘아 올린 로하스의 최근 페이스는 좋다. 이달 11경기에서 무려 6홈런을 때려냈다. kt는 이제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14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10월 페이스대로 담장을 넘긴다면 50홈런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50홈런이 곧 MVP 수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승엽은 1999년과 2003년 이승엽은 홈런왕 타이틀과 함께 MVP까지 수상했다. 1999년에는 KBO리그 역사상 첫 50홈런, 2003년에는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경쟁자 심정수와 경쟁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야기가 달랐다. 2년 연속 MVP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4년에는 전인미답의 고지였던 200안타를 처음 달성한 동료 서건창에게 밀렸고, 2015년에는 40홈런-40도루 클럽으로 가입한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에게 MVP 트로피를 내줬다.

박병호의 사례를 참고하면, 로하스로선 50홈런과 더불어 추가 타이틀이 필요하다. 다행히 로하스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있는 곳은 홈런만이 아니다. 타점(125개)과 득점(107개)에서도 나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안타(178개)에서도 2위로 올라있다.

2015년 1군으로 진입한 kt는 아직까지 MVP를 배출하지 못했다. 과연 로하스는 외국인선수 사상 처음으로 50홈런 고지를 밟고 뜻깊은 트로피를 품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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