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투명한 재계약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즌 끝까지 힘을 내고 있는 제이미 로맥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제이미 로맥(35·SK)은 최근 SK 팀 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선수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내년 재계약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옵션 자동 실행은 성적상 어려워진 가운데, 토론을 거쳐볼 만한 여러 화두가 있다. 로맥은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280, 28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괜찮아 보인다. 사실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온다고 해도 이만한 성적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한국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타자다. 성공에 대한 동기부여도 여전하다.

다만 장타율이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만 36세가 되는 내년에 이보다 더 좋은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 팀 타선이 부진했을 때나 승부처에서 뭔가 끌고 가는 모습이 외국인 선수치고는 부족했다는 점 등 마이너스 요소도 지적된다. SK는 로맥의 최종 성적과 외국인 타자 시장의 수급 등 여러 가지 사정을 놓고 거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나이가 한 살을 더 먹은 만큼, 지난해 이맘때에 견줘 재계약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사실 1년 계약을 하는 외국인 선수로서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구단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로맥은 애써 그런 모습을 최대한 감추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동기부여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팀의 최하위 탈출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지가 빛을 발하는 것일까. 로맥의 성적은 9월 이후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SK 타선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8월 말까지 로맥은 93경기에서 타율 0.265, OPS 0.876에 머물렀다. 그러나 9월 이후로는 34경기에서 타율 0.319, OPS 1.077을 기록하고 있다. 11일 광주 KIA전에서는 팀 마운드에 여유를 제공하는 3회 투런포, 그리고 4-5로 뒤진 9회 결정적인 동점 적시 2루타를 기록하면서 팀의 9-5 역전승에 기여했다.

로맥은 경기 후 “팀이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특히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한 것 같아 더 좋은 것 같다”면서 “타자는 누구나 시즌 동안 기복이 있기 마련인데, 최근 좋은 타격감으로 올라오는 것 같다. 시즌 초반과 대비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통산 1000루타를 달성한 것은 경기 후 들었다. 듣고 나니 더 상위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로맥이 특별히 예민해지는 것 없이 평소대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사실 재계약 여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몫은 다 하겠다는 책임감을 미워할 팬들은 없어 보인다. 설사 재계약에 실패해 한국을 떠난다고 해도, 오랜 기간 기억될 만한 외국인 선수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여전한 동기부여와 책임감과 함께 로맥의 2020년 시즌도 서서히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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