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부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박찬호(왼쪽)와 유민상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 KIA는 주축 야수들의 부상 공백이 제법 있었다. 이 때문에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도 많지는 않은 편이다. 프레스턴 터커(562타석), 최형우(536타석), 나지완(496타석), 박찬호(480타석), 유민상(415타석)까지 5명이 전부다.

터커, 최형우, 나지완은 팀 부동의 중심타자다. 시즌 내내 기회를 받았다. 성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박찬호와 유민상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들은 올 시즌 타격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시즌 내내 다른 선수보다는 두 선수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유민상은 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0.242, 7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이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공격 생산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다. ‘강타자’의 자리인 1루수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유민상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694로 10개 구단 1루수 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비에서의 비중이 큰 박찬호이기는 하지만 역시 타격은 시즌 내내 반등하지 않고 있다. 박찬호는 126경기에서 타율 0.233, OPS 0.575에 머물렀다. 유격수 포지션이기는 하나 타격 순위는 규정타석을 채운 52명 중 51위다. 도루도 15개로 지난해(39개)보다 크게 줄었다.

두 선수가 시즌 개막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나선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선수의 능력이 꼭 타율 등 숫자만으로 보여지는 건 아니다. 현장에서 판단하는 플러스 요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타격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중반 이후로는 한 번쯤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갔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박찬호는 6월부터 타격이 큰 오름세를 만들지 못했고, 유민상은 6월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이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은 요지부동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윌리엄스 감독이 볼 때 KIA 내야 수비에서 박찬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격에서도 한 번의 계기가 있으면 몰아치기가 가능한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유민상은 타점 능력을 본다. 윌리엄스 감독은 11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파워도 있는 선수고 반대쪽으로 밀어서 칠 수도 있는 타자다. 400타석 정도에 61타점이면 괜찮은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내년 계획에도 두 선수는 확고한 위치가 있는 모양새다. 윌리엄스 감독은 유민상에 대해 “좋아질 수 있는 점이 있느냐가 물으면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본인이 느끼고 경험하는 게 유민상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찬호에 대한 관점도 이와 비슷할 공산이 크다. 

논란은 있지만 어쨌든 선수 기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감독이 갖는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재 팀 구성상 1루는 유민상, 유격수는 박찬호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규정타석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특별한 외부 영입이나 신예들의 급성장이 없는 이상 감독의 생각이 크게 바뀌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결국 올해의 투자를, 두 선수는 경험과 기량 향상으로 증명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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