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의 아니게 탈꼴찌 싸움 순위 판도를 쥐게 된 삼성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도 마찬가지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SK와 한화의 탈꼴찌 싸움에 대해 나름의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박 감독대행은 SK도, 한화도 꼴찌라는 단어를 피하고 싶을 것이라 이야기하면서 “한화도 꼴찌를 안 해야 하는 게 맞고 우리도 그렇다. 조금이라도 집중할 수 있게끔 하겠다. 매 경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KBO리그 최하위는 줄곧 한화의 이름이 있었다. 한화는 5월 31일 SK전에서 패하며 최하위로 떨어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 10위를 기록했다. 한 두 차례 최하위 탈출의 기회가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SK와 맞대결에서 고꾸라지며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다시 기회가 왔다. SK가 여전히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화의 성적은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이후 성적만 보면 한화의 우위다. 한화는 9월 이후 37경기에서 17승19패1무(.472)를 기록했다. 이 기간만 놓고 보면 키움(.444), 삼성(.412), SK(.361)보다도 위인 리그 7위다. 10월에도 6승5패로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SK와 경기차를 다 지우기도 했고, 아직 1경기 차이다. SK는 12경기, 한화는 13경기를 남기고 있다.

지난주는 KIA가 공통분모에 있었다. 지난주 한화와 SK는 KIA를 연달아 만났다. 그런데 한화가 3승1패(더블헤더 포함), SK도 2승1패를 기록하면서 모두 위닝 시리즈를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삼성이 ‘캐스팅 보트’를 쥔다. 

삼성은 13일부터 15일까지 홈에서 SK와 3연전을 치른다. 16일부터는 곧바로 한화와 원정 4연전(17일 더블헤더 포함)에 임한다. 한화와 주말 시리즈가 끝나면 그 다음 경기(20일)가 바로 인천 SK전이다. SK·한화의 잔여경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팀이 삼성인 만큼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고 해도 크게 과장된 이야기는 아니다.

삼성의 이번 주 경기 결과에 따라 꼴찌가 바뀔 수도,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선발 로테이션상 삼성은 13일 허윤동을 시작으로 SK와 3연전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나설 가능성이 있고,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는 한화와 주말 시리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로테이션상 순번으로 굳이 따지자면 한화가 다소 불운(?)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승부는 모르는 법이다.

SK는 10년 이상 꼴찌와 거리가 먼 팀이었다. 최하위는 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꼴찌가 가까웠던 한화는 역설적으로 그 아픔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팀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탈꼴찌와 함께 시즌을 마치고 싶은 의지가 강할 것이다. 두 팀이 각각 자존심을 걸고 삼성을 차례로 만나는 가운데, 삼성 또한 최하위권 두 팀을 상대로 좋은 흐름과 경기력을 타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다. 최하위 순위 싸움도 막판까지 팬들의 눈길을 모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