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의 마지막 사직 원정을 맞아 은퇴 행사를 마련한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사직택' 박용택의 마지막 부산 원정길, 롯데 선수단도 롯데 팬들도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용택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롯데 선수단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앞서 박용택의 마지막 부산 원정을 기념하는 작은 식전행사를 준비했다. 롯데는 LG를 제외한 9개 구단 가운데 7번째로 박용택 은퇴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라서 더욱 의미 있는 하루였다. 박용택의 '공식적인' 은퇴 투어가 무산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롯데와 악연에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롯데전에서 저질렀던, 지금도 후회하는 실수 탓이다.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2009년 박용택의 타율 1위 타이틀은 논란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박용택은 이때부터 롯데 팬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찍혔다. 

박용택 스스로도 지난 8월 11일 은퇴 투어 고사 의사를 밝히며 "사실 이렇게 일이 커진 것은 2009년 타격왕 사건 때문이라고 본다. 졸렬이 무슨 뜻인지 사전에서 찾아봤다. 옹졸하고 천하고 서투르다 그런 말이더라. 옹졸을 찾아보니 성품이 너그럽지 못하고 생각이 좁다는 말이었다. 아주 정확한 말 같다. 그때는 딱 그랬다"고 후회했다. 

▲ 한때 동료였던 이병규는 박용택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해주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 롯데 자이언츠

박용택은 2009년 이후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덕분일까. 포털사이트 기사에 '싫어요'가 아무리 많이 찍혀도 현실에서는 박용택을 존중받을 만한 선수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용택의 마지막 사직 원정은 관중 입장 재개와 절묘하게 겹쳤다. 13일 사직구장을 찾은 1루쪽 롯데 팬들도 박용택에게 박수를 보냈다. 

LG에서 12년을 뛰었던 이병규가 가장 먼저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롯데 홍보팀에서는 "이병규가 직접 꽃다발을 전해주고 싶다고 자청했다"고 귀띔했다. 이어서 롯데 주장 민병헌과 허문회 감독이 나와 박용택과 인사를 나눴다. "굿바이, 박용택 선수의 제2인생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배경으로 양 팀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뜻깊은 하루를 기념했다. 

한편 박용택은 데뷔 후 사직에서 통산 476타수 153안타(타율 0.321) OPS 0.889를 기록했다. 타격왕 시즌이자 박용택이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뜬 2009년이 '사직택'의 시작이었다. 그는 8차례 사직 원정 경기에서 38타수 17안타(0.417) 3홈런 9타점을 올렸다.

2011년에도 사직에서 0.407의 높은 타율을 남겼다. 2013년 33타수 15안타(0.455) 2홈런 6타점, 2014년 30타수 13안타(0.433), 2016년 20타수 8안타(0.400)까지 사직에서만 4할 타율을 기록한 것이 수차례. 올해는 2경기 8타수 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팀이 2-17로 대패한 13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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