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허문회 감독(왼쪽)과 LG 류중일 감독.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1회 첫 타구가 실책이 되지 않았다면 결과도 달랐을까' 하는 가정이 의미 없게 느껴질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LG가 내세운 대체 선발 류원석은 3회 무사 만루에서 교체되기까지 2이닝 13실점 5자책점으로 매 이닝 고전했다. 1회 비자책 8실점은 분명 실책에서 비롯된 결과였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7피안타 7볼넷은 불운이라는 말을 꺼내기 어렵게 한다.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기대대로 던졌다. 평균자책점 3위(2.61) 탈삼진 1위(185개) 투수답게 6이닝 5피안타(1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13승(4패) 째를 올렸다.

결국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시즌 14차전에서 17-2로 크게 이겼다. 사실 선발 매치업에서 시작부터 승패가 기운 경기로 보였고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이제는 그 뒤를 생각할 때다. 

▷ 허문회 감독이 꿈꾸는 '롯토버' 

롯데 허문회 감독은 '롯토버'를 꿈꾼다.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15경기 14승 1패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록토버' 열기를 2020년 롯데가 재현하기를 바란다. 

허문회 감독은 정규시즌 16경기를 남겨둔 13일 경기 전 5위 도전 가능성에 대해 "다 이겨야 한다. 오늘부터 해서 다 이기는 것 밖에 없다. 콜로라도가 한 번 그랬던 것으로 안다. 끝까지 해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IA와 함께 잔여 경기가 가장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영향이 될 수도 있다. 좋다 나쁘다 하나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연승 흐름을 타면 좋을 수도 있다"고 긍정적인 기대를 담았다. 

유관중 경기에서 좋은 승률을 올렸다는 점 또한 '롯토버'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허문회 감독은 "더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관중 있었을 때 성적이 괜찮았다"고 했다. 13일 경기에는 1316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 LG "고춧가루 먹지 않기를"

LG는 이번주 롯데 상대로 임찬규-정찬헌-케이시 켈리, KIA 상대로 이민호-김윤식 혹은 남호-임찬규를 선발로 내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선발투수들의 휴식일을 하루 더 얻기 위해 화요일 경기에 대체 선발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 시즌 5일 휴식 후 등판이 없는 정찬헌과 이민호는 물론이고 지난 경기에서 112구 완봉승을 거둔 켈리까지 하루 더 쉴 수 있게 됐다.

LG에서 누구도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스트레일리를 만나는 경기에서 기존 선발투수로 맞불을 놓는 것이 낭비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LG는 승산이 낮은 경기에 힘을 쓰기보다 그 뒤의 10경기를 잘 치르는 쪽을 선택했다. 예상된 패배인 만큼 2-17 완패에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결과가 필요하다. LG 류중일 감독은 13일 경기 전 "이번주가 진짜 중요하다. 11경기 남았는데, 80~81승 얘기가 나오더라. 우리는 두산 키움과 맞대결이 다 끝났고 kt전만 하나 남았다. 일정은 나쁘지 않지만 결과는 붙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모든 경기에서 고춧가루 먹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고도 했다. LG는 남은 10경기에서 6승을 거두면 80승을 채우고 2위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20일 kt전이 2위 싸움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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