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윤아. 제공ㅣ리틀빅픽처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송윤아가 영화 '돌멩이'에 노개런티로 참여해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아쉽다"고 솔직하게 표현한 그였지만, '돌멩이'에는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저한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작품이다"라고 표현했다.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송윤아는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선생 역을 맡았다.

송윤아는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개봉을 앞두고,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이 영화를 보신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송윤아 "누구나 겪는 크고 작은 상처, '돌멩이'로 위로 받았다"[인터뷰S]

"저희 영화가 관객들에게 익숙한 대중적인 성격은 아니다. 오히려 저는 그 안에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도 겪을 수 있고, 내 이웃도 겪을 수 있고, 그러나 우리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있다. 저도 그럴 수 있다. 이 영화가 저한테도 그런 걸 한 번에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감사함이 있었다. 영화적으로 소재가 정해지고 한 주제로 각색이 돼서 만들어졌지만, 우리 모두에게 주는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작은 희망을 느꼈던 거 같다. 우리 모두가 단 한 번이라도 '내가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어제보다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송윤아가 맡은 김선생은 극 중 사건에 연루된 석구를 두고 석구를 보호하는 노신부(김의성)과 직접 대립하게 된다. 김선생은 자신만의 강한 신념으로 본 것만을 믿고 그것이 정의구현이라고 믿는 인물이다.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한 만큼, 반대 진영에서 원망을 받을 수도 있는 캐릭터다. 송윤아 역시 김선생을 연기한 입장에서 그에게 공감하면서도 인물에 대한 원망이 없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석구 입장에서 생각하면 김선생이 참 원망스러운 인물이다. 김선생의 시선에선 그럴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인물이더라. 자기 시선에 '이게 아니다'라고 했을 땐 바로잡기 위해 밀고나가는 사람이다. 진실이 아닐지언정, 김선생이 본 상황에선 그럴 수 밖에 없었기에 이 인물을 악역이나 독특한 성격으로 몰고가지 않았다. 보는 분들도 이해가 될 것 같다."

▲ 송윤아. 제공ㅣ리틀빅픽처스

'편견'을 다룬 작품인 만큼 송윤아가 직접 생각하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저 자신을 포장해 드리는 말씀은 아니지만 어느 날 부턴가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갖지 않고 살아왔던 거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편견'에 대해서도 고민 끝에 유머러스하게 답했다.

"저에 대한 편견, 정말 많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제가 되게 똑똑한 줄 안다. 그런데 정말 똑똑하지 못하다. 제가 되게 책을 많이 읽는 줄 알지만 많이 읽지 못한다. 제가 되게 지식인인 줄 알지만 100% 아니다.(웃음) 실생활에서의 저는 참 그렇지 못한 게 너무 많고, '내가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모르는 게 많더라. 나는 몰라서 물어봤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경험들이 여러 번 있어서, 지금은 끝까지 들어보고 몰래 네이버에 검색을 해본다."

더불어 송윤아는 김선생을 연기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솔직하게 '아쉽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을 때 제가 부족한 것만 보여서 너무 속상해서 영화 평을 묻는 말에 답하지 못했다. 그런 걸 둘러볼 여유가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두 번째로 보면서 말도 못하게 울었다. 그 정도로 울 영화는 아니다. 신파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걸까 싶다.(웃음) 석구만 나오면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다. 마스크로 계속 눈물을 닦으면서 영화를 봤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지금의 김선생보다는 좀 더 건조해보이면서도 자신만만해 보였어도 됐을텐데 싶은 생각이 든다. 또, 김대명씨가 너무 잘하셨고 동네 사람들부터 친구들까지 왜 이렇게 연기를 잘하나 싶었다. 김선생 빼고 다들 연기를 잘하는 거다. '난 언제쯤 저렇게 될까'라고 감탄하면서 봤다."

▲ 송윤아. 제공ㅣ리틀빅픽처스

10년 만의 복귀작에 나서며 "솔직히 영화 제안이 많이 들어오진 않는다. 저는 지나가는 사람도 시켜달라고 하는 편이다"고 웃음을 터트린 송윤아는, 자신의 연기 갈증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더불어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삶도 그만큼 소중하기에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모든 것을 '인연'으로 받아들인다는 현자같은 대답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참 그런 생각 많이 한다. 앞뒤가 안 맞는 대답일 수 밖에 없다. 너무 욕심이 나고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영화도, 드라마도 하고 싶다. 근데 막상 어떤 기회가 오면 나를 둘러싼 현재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지 늘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제 인생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또 가지 않을까. 내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누군가와 만남을 갖는 것도, 수십 년을 모르고 살던 누군가가 갑자기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도 다 인연인 거 같다. 작품도 저에게는 인연인 거 같다."

'돌멩이'는 10월 1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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