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경기 연속 부진으로 고개를 숙인 드류 가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30)이 결정적인 시기에 나선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부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4일 휴식 후 등판’ 승부수 또한 물거품이 됐다.

가뇽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부터 소나기 안타를 맞아 5실점하는 등 부진한 끝에 5이닝 5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2회부터는 위기를 잘 버티며 안정을 찾았지만 1회 5실점이 너무 뼈아팠다. 타선은 가뇽의 1회 난조를 전혀 만회해주지 못했다. 이날 KIA는 0-9로 완패했고 가뜩이나 희박했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 떨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위 키움에 5.5경기 뒤진 KIA는 남은 13경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판이었다. 외국인 에이스 애런 브룩스가 가족 문제로 미국에 돌아간 가운데 로테이션 유지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과 가뇽을 4일 휴식 후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가동했다. 하지만 가뇽이 여기에 부응하지 못했다.

KBO리그의 선발투수들은 로테이션을 돌다보면 일주일에 두 번(화요일·일요일) 등판하는 일정을 간혹 소화하게 된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그런데 가뇽은 윌리엄스 감독의 승부수 이전 4일 휴식 후 등판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 5월 31일 LG전이다. 당시 가뇽은 4이닝 7피안타 6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승부수 이후 첫 4일 휴식 후 등판인 11일 광주 SK전에서도 부진했다. 5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4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팀은 연장 12회 혈전 끝에 5-9로 역전패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연이어 이어진 16일에는 경기 내용이 더 좋지 않았다. 다소 들쭉날쭉한 구속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지만 제구는 평소 가뇽답지 않았다. 크게 빠지거나, 아예 몰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1회부터 찾아온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 홍창기에게 좌중간 안타, 오지환에게 우전안타, 이형종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순식간에 무사 만루에 몰렸다. 흔들린 가뇽은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것에 이어 채은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더 실점했다. 

여기서 그쳤으면 좋았겠지만 김민성에게 좌익수 옆 적시 2루타를 맞았고(0-3), 양석환 타석 때는 폭투로 1점을 더 잃은 것에 이어 양석환에게도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회에만 5점을 내줬다. 전날(창원 NC전) 혈투로 불펜소모가 극심했던 KIA로서는 경기 분위기가 크게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2회부터는 동료 실책 등 위기를 잘 넘기며 버텼지만, 한 번 넘어간 분위기를 찾기에는 상대 선발인 케이시 켈리의 최근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결국 KIA는 추격하지 못했고 7회 4점을 더 내주며 백기를 들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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