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시 전력감 신인 야수로 큰 기대를 모으는 나승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롯데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최고의 팀으로 뽑힌다. 1차 지명에서 장안고 포수 손성빈, 2차 1라운드에서 강릉고 좌완 김진욱, 그리고 2차 2라운드에서 덕수고 야수 나승엽을 뽑았다. 

1차 지명 대상자가 아니었던 김진욱의 지명은 예고된 것이었다. 롯데는 2차 지명 전체 1번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황금 지명을 완성시킨 건 2라운드에서 지명한 나승엽이 핵심이라고 봐야 한다. 

당초 롯데의 1차 지명 유력 후보였던 나승엽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선언으로 신인드래프트 지명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나승엽을 설득할 계획을 세운 롯데는 2라운드에서 과감하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2라운드 지명권을 날릴 수 있는 모험이었지만 롯데의 도박은 통했다. 롯데는 끝내 계약금 5억 원에 나승엽에 롯데 유니폼을 입혔다.

고졸 야수로서는 역대 최고 계약금이기도 했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가계약까지 맺었던 선수인 만큼 이를 포기하는 대가로 5억 원의 계약금이 책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나승엽은 내년 1군 무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까. 팬들은 데뷔 첫 해부터 맹활약을 펼친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의 사례에 주목한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키움의 1차 지명(계약금 2억 원)을 받은 이정후는 첫해 144경기에서 타율 0.324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8년 kt의 2차 1라운드(계약금 4억5000만 원) 지명을 받은 강백호도 첫해 138경기에서 29개의 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했다.

고교 3학년 성적만 놓고 보면 나승엽이 크게 밀릴 건 없다. 이정후는 2016년 21경기에서 타율 0.352, OPS(출루율+장타율) 0.946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2017년 37경기에서 타율 0.420, OPS 1.174라는 화려한 성적을 내고 프로에 입성했다. 나승엽은 올해 23경기에서 타율 0.386, OPS 1.106의 성적이다. A구단 스카우트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어려웠다. 이를 생각하면 나승엽의 성적 또한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엽은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졌다. 여기에 스윙 궤도도 이상적이라는 게 롯데의 판단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던 마크 그레이스의 스윙을 연상케 한다”고 흡족해했다. 프로에 와서 몸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훈련을 하면 장타력도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다. 

수도권 B구단 스카우트는 “잘 치기는 잘 친다. 그건 확실하다. 그러나 단순한 타격만 놓고 보면 이정후 강백호보다는 조금 떨어진다. 타격 기술적인 측면에서 그렇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나승엽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코너 내야를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이다. 이정후 강백호는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야에서 데뷔했다. 롯데는 일단 나승엽을 내야수로 생각하고 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수비는 확실히 잘한다. 공을 잘 던진다. 수비는 기술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나승엽은 그것도 가지고 있다”면서 “나승엽이 메이저리그에서도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3루를 볼 수 있다는 기본 전제다”라고 방망이 자질은 물론 수비적인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결국 나승엽이 데뷔 시즌 어떤 활약을 할지는 롯데의 결단에 달렸다는 평가다. A구단 스카우트는 “이정후 강백호가 지금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군에서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1군에서 뛰지 못하면 성적을 낼 수 없지 않는가”고 잘라 말했다. 

B구단 스카우트 또한 “저렇게 데리고 왔는데 롯데가 쓸 것 같기는 하다. 안 쓸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대호 한동희가 있는 상황인데 출전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롯데에 달렸다”고 말했다. 현재의 기량과 잠재력은 충분한 만큼 기대가 걸리기는 하지만, 내야수로서 받을 스트레스와 팀 내 주전 판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어쨌든 이정후 강백호 이후 1군에서 즉시 주전으로 활용 가능한 야수 대어가 입단했다는 것에는 모두가 의견을 같이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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