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애디슨 러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미운 오리새끼'가 된 내야수 애디슨 러셀이 '큰 경기'에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키움은 1일부터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에 패하면서 결국 5위로 정규 시즌을 마친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모두 잡아야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얻을 수 있다. 키움은 1차전에 일단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양팀이 발표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를 보면 LG가 키움보다 내야수를 1명 더 포함시켰다. 내야수 8명을 엔트리에 넣은 키움은 김혜성, 김하성, 러셀이 돌아가면서 키스톤 콤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러셀의 역할이다.

러셀은 6월 20일 키움과 연봉 약 53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테일러 모터의 대체 선수로 입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15경기에 나섰고 2016년 내셔널리그 올스타 2루수로 뽑힌 경력이 있는 '슈퍼스타'의 한국행이었다. 그러나 키움에서는 65경기 2홈런 31타점 22득점 타율 0.254에 그쳤다. 오히려 실책이 12개로 많은 편이었다.

러셀은 키움이 시즌 후반기를 넘어 큰 경기에서 활약하기 위한 외국인 타자 카드로 큰 마음 먹고 데려온 선수였다. 러셀의 입단 소식이 들렸을 때 타팀 코칭스태프와 외국인 선수들도 "어떻게 그 경력의 선수가 왔냐"고 놀랐다. 그러나 긴 실전 공백과 개인 운동의 한계 때문인지 경기를 치를수록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우려를 샀다.

이제는 러셀이 보여줘야 할 시간이다. 러셀은 LG, 키움의 외국인 선수 3명 중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하고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포스트시즌에 나서본 경험이 있다. 큰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긴장하지 않고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다. 

러셀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31경기에 나와 4홈런 19타점 9득점 타율 0.200 장타율 0.364를 기록했다.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2016년 월드시리즈에서는 7경기에 나와 27타수 6안타(1홈런) 9타점 1득점 타율 0.222를 기록했다. 특히 6차전에서 만루포 포함 6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그 경력이 현재 실력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정규 시즌의 기대와 실망만을 반복할 뿐이다. 시즌 후반부터 포스트시즌까지 3~4달을 기용하기 위해 53만 달러를 넘게 투자한 키움의 도박도 새드 엔딩을 맞을 수 있다. 러셀은 포스트시즌에서 반드시 그 진가를 보여야 한다.

시즌 후반 러셀을 라인업에서 빼기도 했던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지난달 3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대비 훈련을 마친 뒤 "러셀은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기 때문에 기용할 생각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선발이나 대타로 기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러셀이 3달 동안 목 빠지게 기다린 팀에 응답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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