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강팀인데, 이대로 무너지면 슬프지 않겠냐. 두산답게 제대로 해보자, 파이팅 있게 해보자고 이야기했어요."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일(34)은 정규시즌 약 30경기가 남은 시점으로 시계를 되돌렸다. 당시 두산은 2, 3위권을 유지하다 9월 들어 전체적으로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면서 5위까지 내려앉아 있었다. 오재일은 선수단을 모아 '끝까지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졌고, 선수단은 응답했다. 10월 들어 투타 모두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했고, 79승61패4무를 기록해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오재일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떨어지면서 5위까지 내려간 상황이었다. 다들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다 지치고 표정이 안 좋아서 이대로 무너지면 슬프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파이팅 있게 해보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만든 게 '한 발' 세리머니다. 검지 손가락 하나를 펼쳐 보이며 "아직 우리는 한 발 남았다"는 뜻을 표현했다. 오재일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세리머니를) 해주더라. 민망하게(웃음)"라고 답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마지막을 장식한 '셀카 세리머니'에 이어 포스트시즌에 맞춰 새로운 세리머니를 만들 계획이 있는지 묻자 "올해는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가서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 따로 할 세리머니가 없으면 계속 이 세리머니를 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재일은 시즌 중반 갑작스럽게 주장 완장을 차긴 했지만,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조금 무겁지만, 그래도 이 강팀의 주장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서 감사하다. 이런 팀의 캡틴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일의 리더십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김재환과 함께 경기를 풀어가야 할 키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다. 오재일은 "1점을 어떻게 내느냐 싸움인 것 같다. 각오는 매년 그랬듯이 내가 해결한다기보다는 두산이 워낙 강팀이니까. 선수들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고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하면 될 것 같다. 우승을 목표로 다들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떨리겠지만, 너무 떨려서 서로 즐겁게 되지 않겠지만,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스트시즌은 매년 해도 긴장이 많이 된다. 그 긴장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해봐서 아는 것이지 긴장감은 똑같다. 어린 선수들도 있고 많이 해본 선수들도 있다. 재미있게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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