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개그맨 고(故) 박지선의 미담이 전해졌다.

8년 전부터 박지선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한 대학생은 3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박지선의 미담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장문의 글을 썼다.

자신을 대학교 3학년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중학교 1학년이었던 8년 전부터 박지선과 인연을 맺어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빠가 뇌경색, 엄마는 간호에 올인하느라 집안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기초수급자 가정으로 겨우 살았고, 초등학생인 두 동생들과 살림을 챙기느라 학업을 소홀할 수밖에 없을 때 담임 선생님조차 부모님 욕을 하고, 없는 학생으로 생각하셨다"고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때 글쓴이에게 박지선을 소개해 준 사람이 학교의 국어 교사였다. 박지선과 고려대 과 동기였던 국어 교사는 글쓴이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 따뜻하게 안아줬고, 학교 급식비 뿐만 아니라 문제집 사는 비용까지 보태줬다. 그러나 국어 교사 역시 가정 환경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고, 결혼 준비까지 시작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친구였던 박지선이 글쓴이의 이야기를 듣게 됐고, 국어 교사 대신 지원을 시작한 것. 글쓴이는 "박지선은 얼굴도 모르고 누군지도 잘 몰랐던 저를 뒤에서 지원해주시겠다고 했다. 수도 없이 거절했지만 '학생이라면 공부를 하는 게 본분이며, 어느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는 게 사람이다'라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며 "박지선은 제가 사람으로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주셨고 충분히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 걸 깨우쳐주셨다"고 했다.

▲ 박지선. 제공| 제천시
두 사람을 이어준 박지선의 친구였던 국어 교사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박지선까지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면서 글쓴이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글쓴이는 "하늘에서 OO쌤이랑 저 지켜봐달라. 두 분 많이 보고 싶고, 제가 많이 그리워한다고 OO쌤에게도 전해달라. 제가 언젠가 찾아갈 수 있을 때 8년 전에 보여주셨던 그 미소 그대로 다시 보여달라. 진짜로 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기사 보고 왜 몰랐을까, 왜 난 몰랐을까, 내가 힘들었을 때 그 누구보다 힘이 돼주셨고 친구이자 선생님이자 인생 선배이신 선생님을 왜 나는 힘이 돼 주지 못했을까. 진짜 죄송하다.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하는 제가 너무 밉다. 선생님 너무 보고싶다"라고 박지선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전했다. 

박지선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사망했다.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성 메모 1장이 발견됐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당초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도 검토했으나 유서성 메모가 발견되면서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5일 오전 11시다.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으로 결정됐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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