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LG 타일러 윌슨(왼쪽)과 두산 라울 알칸타라.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2차전에서 끝날까, 3차전까지 이어질까. 운명은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싸움에 달렸다.

'2020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선발투수로 두산 베어스는 예상대로 20승 투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예고했고, LG 트윈스는 부상에서 돌아온 타일러 윌슨을 내세운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1차전을 4-0으로 잡은 두산은 PO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3전2선승제 준PO는 16차례 있었는데 1차전 승리팀이 100% PO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미소를 지을 만하다.

여기에 두산 2차전 선발투수는 알칸타라다. 올 시즌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다승과 승률(0.909) 타이틀을 확정하며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는데 두산이라는 팀과 잠실이라는 구장의 효과를 등에 업고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진화했다. 알칸타라는 올해 31경기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7차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3차례로 이 부문 1위다.

잠실에서도 강하다. 13승2패에 평균자책점 2.30으로 시즌 전체보다 좋았다. 두산은 1차전 크리스 플렉센에 이어 알칸타라 카드로 2차전까지 깔끔하게 이긴다면 3일간의 휴식 후 PO에서 kt 위즈와 승부를 해볼 만하다.

다만 알칸타라는 LG전에서는 4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3.12로 시즌 평균보다는 좋지 않았다. 알칸타라의 시즌 2패 중 1패(5월 5일 6이닝 3실점)를 안긴 팀이 바로 LG다. 특히 LG 상대전적 4경기 중 최근 대결(9월 20일)에서 알칸타라는 5이닝 5실점을 기록해 LG는 이 부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당초 3차전 선발투수로 예상했던 윌슨을 2차전 선발로 투입한다. 1패만 더하면 가방을 싸야 하는 LG로선 윌슨에게 사실상 운명을 맡겨야 한다.

윌슨은 중요한 시즌 막바지에 오른쪽 팔꿈치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10월 4일 수원 kt전(2⅔이닝 1실점)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지난달 31일 퓨처스 연습경기에 등판해 상태를 점검한 뒤 곧바로 준PO 엔트리에 포함돼 2차전 선발투수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올 시즌 15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기는 했지만 2018년 KBO리그에 온 뒤 평균자책점이 가장 저조하다. 2018년에는 3.07, 2019년에는 2.92로 가장 믿을 만한 투구를 했지만 올해는 기복 있는 피칭에 부상으로 주춤했다.

윌슨은 잠실구장에서 10경기에 등판했지만 2승4패, 평균자책점 5.59로 좋지 않았다. 두산을 상대로는 1경기에 등판해 6이닝 3실점(7월 9일)으로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준PO 때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경기에 선발로 나서 8이닝 8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알칸타라가 한국에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윌슨은 준PO에 대해 경험이 있고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윌슨의 구위가 좋지 않다면 벼랑 끝에 몰린 LG로서는 불펜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3차전에는 올 시즌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등판할 수 있다. 10승 투수 윌슨 선발 카드로 20승 투수 알칸타라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역대 16차례 3전2선승제 준PO에서 1차전을 패하고도 PO 무대에 오른 팀은 아직 아무도 없다고 하지만, LG가 2차전을 잡는다면 기적을 한 번 꿈꿀 수 있다. 윌슨의 어깨에 운명이 달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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