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수. 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배우 김혜수가 3년 전에도 영화 '밀양'을 보고 은퇴를 결심했다며 전도연, 송강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혜수는 영화 '내가 죽던 날' 개봉을 앞둔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저를 좋아하지만 연기를 할 때만 제가 싫다"고 고백한 김혜수는 "연기를 한다는 건 저의 한계를 직면애야 한다는 순간이다. 늘 '여기까지만 하고 은퇴하자, 정말 고생했다' 이런 생각을 솔직히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럼에도 다음 작품을 계속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원동력이 아니라 반성"이라며 2017년께의 일화를 꺼냈다. 당시 친구들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EBS에서 하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을 봤다는 것.

시작한지 얼마 안된 영화를 그대로 끝까지 봤다는 김혜수는 "10년 전 영화를 봤고 또 TV로 보는데 너무 다른 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기 나오는 배우들이 너무 위대하게 느껴지면서 '연기는 저런 분들이 하셔야지' 속으로 그러며 밖에서 찬바람을 쐤다. 그 전에는 괴로웠다. '나는 왜 2% 20% 부족한가'. 그런데 괴롭지 않게 심플하게 마음이 정리되는 거다. 찬바람을 쐐니 뭔가가 시원해졌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송강호 배우에게 문자를 하고싶은데 새벽 3시였다. '너무 훌륭한 배우다. 자 여기까지' 하면서, 그만할 생각을 했다. 조용히 작품을 거절하면 자연스럽게 은퇴지 않나"라면서 "그렇게 각오를 했는데 몇개월 있다가 우리 대표가 '국가부도의 날'을 가져왔다. 피가 꺼꾸로 돌더라"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김혜수는 "그때 솔직히 스스로 '밀양'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 저도 처음 느낀 감정이었다. 제가 연기자로서 모든 인생을 심플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처음이었다"라며 "자연스럽게 따라야한다고 생각했다.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너무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너무 치사하게 속으로 요것(국가부도의 날)까지만 해야지 했다. 그러다가 이 작품(내가 죽던 날)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을 앞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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