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오재원(왼쪽)과 김현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포스트시즌의 오재원(두산)은 정규 시즌과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포스트시즌의 김현수(LG)도 정규 시즌과는 전혀 달랐다. 두 선수의 활약상에 양 팀의 승패가 갈렸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9-7로 이겼다. 8-0까지 앞서다 8-7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점 리드는 끝까지 지켰다. 9회에는 이유찬의 무모한 주루가 추가점으로 이어졌고, 8회 위기를 겪었던 마무리 투수 이영하는 9회를 깔끔하게 막고 경기를 끝냈다. 

준플레이오프 MVP는 8타수 4안타 4타점을 올린 오재원이 차지했다. LG는 타선의 기둥 김현수가 홈런을 터트리며 반전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6회 동점 타점 기회를 놓치고, 9회에도 출루에 실패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에도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오재원이 김현수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에서 오재원은 85경기 타율 0.299(109타수 30안타), 김현수는 78경기 타율 0.260(281타수 73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오재원은 1차전부터 대폭발했다. 정규시즌의 오재원이 아니었다. 2회 2사 1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 1사 1, 3루에서 우중간을 완벽히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스스로는 홈런을 예상할 만큼 비거리가 길었다. 오재원은 6회에도 적시타를 추가해 두산의 4득점 가운데 2점을 만들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타수 1안타에 그쳤던 김현수는 이번에도 잠잠했다. 오재원과는 다른 의미에서 정규 시즌과 달랐다. 1회 1사 1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6회에는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코스가 좋은 유격수 내야안타였다. 9회 볼넷 출루는 만회하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현수는 올 시즌까지 통산 타율 0.332를 기록하고 있었다. 3000타석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4위 기록이고, 현역 선수로는 NC 박민우(0.330), 롯데 손아섭(0.325)에 이어 3위였다. 정규시즌에서는 검증을 넘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뛰어난 타자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특히 LG 이적 후 가을에는 유독 존재감이 흐릿하다. 

오재원은 올해 85경기에서 타율 0.232를 기록했다. 주장을 내려놓을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가을 야구에서는 누구보다 큰 선수로 떠올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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