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와 이별한 이용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의 칼바람은 어디까지 부는 것일까.

한화는 5일 이용규와 면담에서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용규와 2+1년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던 한화는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FA 계약을 통해 한화로 이적한 이용규는 7년 만에 팀을 떠난다.

이용규는 지난해 3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해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으나 그해 9월 징계가 해제된 뒤 훈련에 매진해왔다. 올해는 주장을 맡아 팀의 최하위에도 팀을 이끌며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웠다. 시즌 성적은 120경기 60득점 32타점 17도루 타율 0.286.

한화는 지난달 21일 최선참 김태균이 올 시즌을 끝으로 눈물의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이용규와 결별하면서 본격적인 선수단 '물갈이'에 들어갔다. 정민철 단장은 5일 이용규의 계약 연장 불가 소식을 전하며 다른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서도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용규의 '사실상 방출'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가 시즌 끝날 때도 내년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용규는 시즌 최종전 승리 후 "(김)태균이 형이 지금까지 팀을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지금 남아 있는 선참 선수들이 잘 이어 받아서 책임감을 가지고 어린 선수들을 잘 끌어가야 할 것 같다"며 "올 시즌을 되새기면서 나부터 한 명 한 명이 잘 생각하고 노력해서 기량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태균이 없는 팀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졌던 이용규였기에 팀 내외에서 그와 결별이 더욱 놀랍게 여겨지고 있다. 이용규는 최근에도 새로 올 감독을 궁금해 하며 내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5일 팀과 면담에서도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올 시즌 중에도 최승준, 백창수(개명 후 백진우), 포수 김종민, 외야수 김문호, 양성우 등을 방출했고 송창식이 은퇴하는 등 꾸준히 선수단 정리가 진행돼 왔다. 그럼에도 이용규까지 팀을 떠나는 것은 심각하게 인위적이고 급진적인 리빌딩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 단장은 "팀의 중장기적인 미래를 봤다"고 했다. 올해 이용규가 팀의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른 만큼 내년에 이용규가 빠졌을 때 그 타격이 클 것임을 알면서도 먼 미래를 보고 결단을 내렸다는 것. '리빌딩 도박'에 나선 한화가 팀 선수단의 충격을 추스르고 다시 전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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