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가 마침내 첫 가을야구를 치른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만감이 교차합니다.”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베테랑은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며 깊은 숨부터 내쉬었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치르는 포스트시즌.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이 역력했다. 주인공은 바로 kt 위즈 내야수 박경수(36)다.

박경수는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즐긴다는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프로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박경수는 2003년 LG 트윈스 입단 이래 아직 포스트시즌을 밟아보지 못했다. 2013년에는 군 복무, 2014년에는 부상으로 가을야구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kt 이적 후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올해 2위 달성으로 힘을 보태면서 첫 가을야구를 맛보게 됐다.

박경수는 “최근 1~2년 위 선배들이 은퇴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게 축제를 즐기는 입장이 됐다.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가을야구 후드티를 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 또,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데뷔전을 치르는 만큼 최고령답게 해보겠다”며 웃으며 말했다.

박경수는 올 시즌 막판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가을야구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kt가 2위를 차지해 PO 직행 티켓을 따내 시간을 벌었고, 또 부상 호전세가 빨라지면서 가을야구 엔트리로 들 수 있었다.

▲ kt 박경수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척돔, 고봉준 기자
박경수는 “햄스트링을 다치는 순간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병원으로 가면서도 나는 병명이 뭔지 알았다. 역시 맞았다”면서 “그래도 선수들이 2위까지 올라가 주면서 기회가 생겼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재활을 시켜줬다.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를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경수의 가을야구 출전은 동료 선수들에게도 화젯거리인 눈치였다. 박경수는 “삼성 라이온트 우규민은 요새 내 기사만 나오면 링크를 내게 보내준다. 같이 야구하고 싶다며 문자를 보낸다”면서 “오늘도 연락이 왔다. 그런데 자기가 더 떨고 있다고 하더라”면서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박용택 선배도 내가 다쳤을 때 먼저 연락을 주셨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경수는 6번 2루수 중책을 맡았다. 상하위 타순의 연결고리다. 박경수는 “나에게까지 찬스가 오면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리겠다. 물론 선두타자로 나와 출루해야 되는 상황이 생기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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