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소형준이 9일 고척 두산전에서 완벽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고척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대형 루키의 탄생을 넘어 특급 우완투수의 등장을 알리는 하루였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소형준(19·kt 위즈)이 가을야구 데뷔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소형준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2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 역투했다.

슈퍼 루키다운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주눅 드는 기색 없이 자기 공을 과감하게 뿌린 소형준이었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140㎞ 안팎의 슬라이더와 120㎞대 커브를 섞어 던지면서 효과를 봤다.

올해 유신고를 졸업하고 프로로 뛰어든 소형준은 올해 26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맹활약하면서 kt의 2위 도약을 이끌었다. 그리고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맞이한 가을야구 1선발까지 도맡아 이날 선발투수로 나섰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주눅 든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긴장한 형들을 토닥이는 의젓한 모습까지 보인 19살 신인이었다.

투구 내용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소형준은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1루를 허용했다. 땅볼 타구를 유격수 심우준이 놓치면서였다. 그러나 후속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오재일, 김재환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이후 소형준의 진가가 발휘됐다.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한 뒤 4회 2사까지 노히트 투구를 이어갔다. 그리고 김재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지만,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피칭을 지켜나갔다.

5회 역시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막은 소형준은 6회 2사 후 1루수 강백호가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오재일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6회까지 85구를 던진 소형준은 7회에도 마운드를 밟았다. 당초 kt 이강철 감독은 6이닝 2실점 정도의 투구까지 기대했지만, 19살 신인은 이러한 기대치를 손쉽게 뛰어넘어버렸다.

물론 7회를 막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선두타자 김재환의 큼지막한 타구는 중견수 배정대에게 잡혔지만, 이어 허경민이 좌측 담장을 때리는 장타를 날렸다. 그러나 좌익수 조용호의 완벽한 송구와 2루수 박경수의 태그로 허경민을 2루에서 아웃시켰다.

위기는 계속됐다. 소형준은 후속타자 박세혁에게 다시 우전안타를 내줬다. 이후 김재호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가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결국 김재호를 상대한 결과는 볼넷이었다.

결국 소형준은 여기까지였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완벽한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오재원 타석에서 kt는 소형준을 내리고 주권을 올렸다. 그리고 주권은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소형준의 무실점 호투를 지켰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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