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인태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에 3-2로 달아나는 우전 적시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고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두산 베어스가 '가을 DNA'를 또 다시 발산하며 플레이오프(PO)에서도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역대 사례를 보면 한국시리즈행 티켓 확보 80%의 가능성을 잡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두산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PO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역대 5전3선승제 PO는 총 30차례 열렸는데,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것은 24회로 80%에 달한다. 양대리그제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1999~2000년을 제외하고, 7전4선승제 PO까지 포함하면 역대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비율은 총 32차례 중 26차례로 81.3%로 더 치솟는다.

두산은 2-2로 맞선 9회초 연이은 대주자와 대타 작전을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재호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기회를 열었다. 대주자로 들어간 이유찬이 초구에 과감하게 2루도루에 성공하며 무사 2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kt가 조수행 타석 때 투수를 조현우로 바꾸자 김태형 감독은 대타 김인태를 투입했다. 여기서 김인태가 우전 적시타를 때리면서 값진 결승점이 나왔다.

8회말 동점을 허용한 이영하는 9회말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매조지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의 역투 속에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이날 경기는 8회초에 회오리 폭풍이 몰아쳤다.

8회초 kt가 3번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투입하자, 두산은 선두 9번타자 박건우 타석 때 대타 최주환으로 교체했다. 여기서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묘한 흐름이 생겼다.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이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직선타구가 1루수 강백호의 미트에 빨려 들어가면서 두산에게 운이 따르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오재일이 유격수 왼쪽으로 굴러가는 내야안타로 2사 1·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4번타자 김재환 타석에서 kt는 승부처라 보고 투수를 김재윤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여기서 김재환이 총알 같은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선취득점을 뽑았다. 두산의 공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허경민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2-0으로 달아나며 기세를 올렸다.

▲ kt 유한준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2로 뒤진 8회말 2타점 적시타를 날리자 kt 덕아웃의 동료들이 환호하고 있다. ⓒ고척, 한희재 기자
kt는 8회말 선두타자 배정대가 볼넷으로 나간 뒤 9번타자 심우준 타석 때 대타 김민혁을 내세웠지만 삼진. 황재균이 좌중간 2루타로 1사 2·3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다. 두산은 호투하던 플렉센을 내리고 곧바로 마무리투수 이영하를 올렸다. 다음 타자 강백호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 찬스가 무산되는가 했으나 멜 로하스 주니어 타석 때 자동 고의볼넷으로 2사 만루. 여기서 kt 주장 유한준이 중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양 팀은 상대 투수의 호투에 밀려 경기 중반까지 좀처럼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오재일 타석 때 초구에 2루 도루에 성공해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오재일과 김재환이 내야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회와 3회 삼자범퇴로 물러난 두산은 4회 2사 후 김재환이 좌중간 2루타로 다시 득점권에 나갔지만 허경민이 2루수 앞 땅볼을 치고 말았다. 6회초 2사 후에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상대 1루수 강백호가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한 덕분에 살아나갔지만 오재일이 2루수 플라이에 그쳤다.

▲ 두산 팬들이 중립경기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는 선수들을 향해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고척, 곽혜미 기자
두산은 7회초 kt 선발투수 소형준을 강판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1사 후 허경민이 왼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성 안타를 쳤지만 좌익수 조용호의 호송구로 2루에서 태그아웃됐다. 이어 박세혁의 우전안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2사 1·2루가 되자 kt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을 내리고 주권을 투입했다. 여기서 오재원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kt는 1회말 2사후 멜 로하스 주니어가 우전안타로 팀 창단 후 1호 포스트시즌 안타를 기록했지만 유한준이 3루수 파울플라이를 치면서 물러났다.

2회가 아까웠다. 선두타자 장성우가 가볍게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사 2루서 배정대가 3루 선상으로 흐르는 빗맞은 투수 땅볼 내야안타를 때려 2사 1·3루의 찬스를 얻었지만 심우준의 직선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득점생산에 실패했다.

4회말 1사 후 장성우가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살아나가는 행운을 잡았지만 박경수의 3루수 앞 병살타로 무위에 그쳤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양 팀 선발투수들은 역투를 펼쳤다.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은 7.1이닝 4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LG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6이닝 4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플렉센은 KBO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최초로 2경기 연속 두 자리수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kt의 만 19세 선발투수 소형준은 6.2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와 볼넷 1개만 허용한 채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강렬한 색채로 장식했다. 올 시즌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한 소형준은 6회까지 단 1안타 1볼넷만 내줬지만, 7회에 투구수가 100개에 이르고 2사 1·2루 위기를 맞이하자 kt 벤치는 과감하게 주권으로 교체하면서 불펜싸움을 전개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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