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내일(13일) 라인업 보세요."

'단기전 승부사'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뼈아픈 1패를 안은 뒤 라인업 대변화를 예고했다. 두산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3차전에서 2-5로 패했다. 1차전 3-2, 2차전 4-1 승리의 흐름을 이어 가지 못한 두산은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13일 4차전을 치른다.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꽉 막힌 게 컸다. 0-5로 뒤진 8회말 오재원이 쿠에바스에게 솔로포를 뺏긴 했으나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쿠에바스는 8이닝 103구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kt 타선 역시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에게 막혀 7회까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그러다 8회초 2사 후 알칸타라가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준 뒤 로하스와 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얻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홍건희와 박치국을 두들겨 8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았다. 끝까지 쿠에바스를 밀어붙이지 못한 두산 타선과 대조적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쿠에바스 몸쪽 커터에 좌타자들이 대처가 안 됐다. 공격 쪽에서 힘 한번 못 쓰고 져서 아쉽다"며 침통해 했다. 뒤늦게 터진 오재원과 김재환의 홈런도 반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처음에 쳤어야지"라고 답했다.

중심타자이자 주장 오재일을 향한 질책이 이어졌다. 오재일은 시리즈 3경기 모두 3번타자로 나서 12타수 1안타 1볼넷 5삼진에 그쳤다. 김 감독은 "오재일은 타석에서 자세를 봐도 타이밍 자체가 전혀 맞지 않는다. 조금 걱정된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라인업 대변화를 예고했다. 두산은 지난 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이날까지 4경기째 정수빈(중견수)-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지명타자)-오재일(1루수)-김재환(좌익수)-허경민(3루수)-박세혁(포수)-김재호(유격수)-오재원(2루수)-박건우(우익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고수했다. 베스트 멤버 9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고정이었다. 

김 감독은 "내일(13일) 라인업을 보세요. 어떻게 변할지"라고 비장하게 말하며 3차전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한 허경민의 몸 상태를 비롯해 전반적인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을 고려해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오재일 외에도 정수빈(10타수 1안타), 박건우(9타수 2안타), 오재원(8타수 1안타), 페르난데스(14타수 2안타) 등이 플레이오프 들어 감이 좋지 않았다. 

평소 김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감정을 내보이거나 선수를 노골적으로 질책하는 발언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질책하더라도 농담을 섞거나 긴말을 하진 않는데, 이날은 유독 평정심을 잃은 것처럼 이례적인 발언을 계속해서 이어 갔다. 그 정도로 뼈아픈 kt의 일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 성향상 주축 선수들을 대거 교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변화를 예고한 만큼 타순은 대폭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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