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민규 ⓒ 고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강수가 적중했다. 포스트시즌 '비밀병기' 김민규(21)가 깨어났다. 

두산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4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선발투수 유희관이 ⅓이닝 만에 강판된 가운데 2번째 투수로 나선 김민규가 4⅔이닝 49구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시리즈 성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4차전 마운드 운용의 핵심은 '유희관이 얼마나 버티냐'였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유희관이 던지는 것을 보겠다. 잘 던지면 길게 가는 것이고, 타자가 타이밍을 잡으면 빨리 바꿀 수도 있다. (김)민규와 (최)원준이, (이)승진이도 가급적 빨리 붙일 수 있으면 붙인다. 그래도 (유)희관이가 길게 가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시작과 함께 조용호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무사 1,  2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때렸다. 이때 2루주자 조용호가 뜬공을 의식해 리터치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실점 위기로 이어질 뻔했는데, 빠른 중계 플레이로 홈에서 조용호를 잡았다. 계속된 1사 2, 3루 위기 유한준 타석. 유희관은 연속해 볼 2개를 던졌고, 김 감독이 움직였다. 유희관이 강판되고 김민규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규는 포스트시즌 전부터 김 감독이 롱릴리프로 중용하겠다고 밝힌 우완이다. 정규시즌 kt 상대로 8경기에서 15이닝, 평균자책점 0.60으로 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자기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마쳤다. 김 감독은 "앞으로 (경기에) 나가면 좋아질 것 같다. 오늘(10일)은 변화구가 안 되니까 얼굴이 떴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두 번째 등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5km 직구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어 kt 타선을 요리했다. 김민규는 유한준을 2루수 뜬공,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5회까지 큰 위기 없이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 선두타자 배정대를 우중간 안타로 내보내긴 했지만, 김민혁을 2루수 직선타, 심우준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임무를 완수했다. 

김민규가 긴 이닝을 버텨준 덕에 김 감독은 다음 계산을 할 수 있었다. 예고한 대로 이승진이 3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을 막았고, 7회부터는 크리스 플렉센을 올렸다. 플렉센 역시 김 감독이 기회가 되면 올리겠다고 예고한 필승 카드였다. 

김 감독은 플렉센이 선발 등판을 앞두고 불펜 투구를 하는 루틴을 고려하면 이날 25구까지 투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플렉센은 3이닝 동안 최고 153km 직구로 윽박지르며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끝냈다. 투구 수는 30개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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