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8년 동안 무려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계 관계자들은 흔히 “한국시리즈 우승은 야구의 신이 점지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정규시즌 1위 팀이라고 해서 꼭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여러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관계자들은 한국시리즈 우승도 우승이지만, 꾸준하게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을 이상향으로 뽑는다. 그래야 팀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아쉽지 않게 한 번씩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회도 찾아오기 때문이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들은 팬 베이스와 매출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구단 내부 조직의 안정성도 담보하는 경우가 많다. KBO리그가 부러워하는 팀으로 ‘두산’이 뽑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산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다. 이는 SK(2007~2012), 삼성(2010~2015)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대업이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쉽지 않은 일인데, 두산은 전력 누출을 감당하면서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내달렸다.

5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2015·2016·2019)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감히 ‘왕조’라는 단어를 붙일 법한 업적이다. 두산의 이 시기에 ‘왕조’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느냐의 논란은 이미 끝났다. 어쩌면 두산은 이를 넘어 ‘시대의 팀’으로 가고 있을지 모른다.

실제 두산은 최근 8년 동안 딱 한 번(2014년)을 제외하면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갔다. KBO리그 역사상 이런 시기를 보낸 팀은 거의 없다. 그만큼 정상을 다툴 전력을 꾸준하게 유지했음을 의미한다. 오랜 기간 그런 전력을 유지한 것은 팀의 육성 시스템이나 팀 내부의 매뉴얼이 잘 정비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단순히 한국시리즈 진출의 문제가 아닌, 얼마나 꾸준히 이기고 있느냐에서도 두산이 으뜸이다. 최근 8년간 두산은 정규시즌 1120경기에서 승률 0.584(646승461패13무)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한 시즌 승률이 0.584가 되기도 힘든데, 이를 8년의 시간에 걸쳐 해냈다. 대단한 일이다. 2011년 이후 최근 10년간 승률(.567), 야구 중흥기의 시발점으로 뽑히는 2007년 이후 최근 14년간 승률(.564)에서도 모조리 리그 1위다.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성적이다.

이제 두산은 17일부터 NC와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이 여정이 우승으로 마무리될지, 준우승으로 마무리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두산 팬들은 올해도 리그를 가장 마지막까지 관전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이 자체가 팬들의 자부심이 될 법하다. 사실 이런 기록은 후대에 더 재평가되기 마련이다.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한 KBO리그의 확장(10개 구단) 초창기를 대표하는 ‘시대의 팀’, 그 유력한 후보로 두산이 떠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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