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시절이던 2018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양의지(오른쪽)가 4회 2점홈런을 때려낸 최주환을 환영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두산 왕조 이끌었던 NC 포수 양의지
-이제는 NC 주장으로서 두산과 상대
-두산은 주전포수 박세혁으로 맞불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패권을 놓고 다툴 2020년 한국시리즈(KS)는 결국 ‘양의지 시리즈’가 됐다.

KS 개막을 이틀 앞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두산과 NC의 기자회견에선 하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계속 거론됐다. 바로 NC 포수 양의지였다.

2006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양의지는 2010년부터 주전포수로 발돋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영리한 투수 리드와 날카로운 볼 배합 그리고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두산은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안방마님으로 거듭났다.

2015년 두산의 KS 우승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4년 연속 KS 진출을 이끌며 두산 왕조의 기틀을 세운 양의지는 그러나 영원히 두산과 함께하지 못했다. 2019년 FA 자격으로 4년 12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NC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이번 KS에서 친정 동료들과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의 후배이자 백업이었던 포수 박세혁과 맞대결 역시 관심을 끈다.

양의지와 함께 숱한 기쁨을 맛봤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는 좋은 포수다. 또, 우리 타자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다 안다고 해서 모두 장점이 될 수는 없다. 양의지가 원하는 대로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그런 부분이 오히려 우리에게 약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긍정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 NC 포수 양의지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6년 두산 입단 동기인 최주환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주환은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 올 시즌에도 양의지에게 당한 기억이 몇 번 있었다”면서 “오히려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야구는 알고도 못 치는 스포츠인 만큼 순리대로 차분하게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NC 이동욱 감독은 전적으로 양의지를 믿는 눈치였다. 안방마님으로서,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어줬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양의지는 올 시즌 내내 보여준 모습만 KS에서 발휘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선수단을 이끌어온 주장과 포수로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NC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과 맞붙게 된 양의지.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수싸움에서 능한 안방마님의 존재감은 벌써부터 뜨겁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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