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애런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MVP 시상식과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NC 다이노스 역대 최초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애런 알테어(28)는 끝내 팬들 앞에 서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은 물론 미디어의 기록도 거부했다.  

NC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1차전에서 5-3으로 이겼다. 1-0으로 앞선 4회말 알테어가 터트린 3점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알테어는 당연히 데일리 MVP로 뽑혔다.

NC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날이었다. NC는 2016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당시 4전 전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4년 만에 다시 선 무대에서 NC는 첫 승리를 간절히 바랐다. 이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초대 사령탑인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이태일 전 NC 대표도 경기장을 찾았다. 이런 마음이 모여 NC는 그토록 바랐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챙겼다.  

그런데 MVP 시상식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주인공인 알테어가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상식과 인터뷰에 나서겠다고 한 것. KBO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마스크를 쓰면 호흡하기 어려워 인터뷰가 힘들다고 한다. 방역 지침상 마스크를 반드시 해야 해서 MVP 시상식과 인터뷰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알테어의 요청은 당연히 무리였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로 20일 열리는 3차전부터 입장 관중 수를 만석의 50%에서 30%로 줄이는 민감한 시기에 논란이 될 게 분명했다.

포스트시즌 MVP가 시상식과 인터뷰 모두 참석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에 KBO 관계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KBO는 MVP 발표를 미뤄가며 알테어와 조율을 시도했다. 인터뷰는 힘들더라도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시상식에는 나서길 바랐으나 이마저도 마스크 착용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NC 최초 한국시리즈 MVP를 기념하는 사진과 소감은 결국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 

NC 관계자는 "선수가 원래도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하는 것을 불편해했다. 평소에는 잘 착용한다. 더그아웃에서나 운동할 때는 잘 쓰고 있는데, 사람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하는 것은 힘들다고 한다. 정규시즌 후반에는 그래서 인터뷰를 잘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수가 불편한 것을 참고 억지로 달래서 굳이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창단 첫 한국시리즈 MVP를 기다린 팬들과 구단을 생각해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마스크를 잠깐 쓰고 기념 촬영만 하는 시상식은 참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또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실에서 이야기하는 게 힘들다면, 구단 관계자를 통해서라도 MVP가 된 소감을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그아웃에서는 문제 없이 쓰는 마스크를 잠깐도 못 쓰겠다고 고집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프로 의식이라는 시각에서 봐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행동이다. 

어쨌든 NC는 알테어의 선택으로 새 역사의 장면을 기록할 기회를 놓쳤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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