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이한 윤성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은 KBO리그 원년 멤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KBO리그 최고의 명문 팀 중 하나라고 해도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거쳐 간 팀이기도 하다. 

삼성의 레전드가 될 수 있을 법한 선수들은 요 근래에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경력을 모두 삼성에 바쳤다. 그리고 KBO리그 역사에서도 순위표 상단에 있을 법한 성적도 남겼다. 많은 팬들은 그들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혹자는 영구결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마무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두 명의 선수가 당혹스럽게 차례로 떠났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에서 데뷔해 2019년까지 1군 통산 2127경기에 나갔다. 통산 타율이 0.294, 통산 안타가 2174개다. 이승엽이나 양준혁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묵묵하게 경기에 나가며 삼성의 외야를 지켰다. 그러나 화려하게 은퇴를 하지는 못했다. 2019년 시즌 도중 음주 사건을 일으켜 쫓기든 은퇴해야 했다.

음주 직후 적발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술이 덜 깼다면 운전대를 잡지 말았어야 했다. 박한이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책임”이라고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 사건만 없었다면 박한이는 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은퇴하고, 삼성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았을 것이며, 지도자로 계속 팀과 인연을 이어 갔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음주 사건이 모든 것을 망친 셈이 됐다.

야수 쪽에 박한이가 있다면, 투수 쪽에는 윤성환이 역시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이한 케이스다. 윤성환은 2004년 데뷔 이후 올해까지 1군 통산 425경기에서 135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요 근래에는 확실히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기색이 역력했다. 올해 5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이미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에 이른 베테랑이었다. 많은 이들이 “시즌이 끝나고 명예롭게 은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은 시즌이 끝난 뒤 윤성환을 팀 구상에서 배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은퇴 시점 혹은 그 방식을 놓고 구단과 이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그 와중에 도박과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삼성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서둘러 방출했다. 보도자료에는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투수 윤성환을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기로 결정했다”는 32자가 전부였다. 

레전드와 작별하는 구단의 공식 발표라고 보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촐했다. 그러나 당일 “도박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 팬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역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레전드의 마침표였다. 팬들의 허탈감은 하소연할 곳이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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