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체력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알칸타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라울 알칸타라(28·두산)의 올 시즌 활약은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정규시즌 31경기에서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27경기였다.

두산이 여기까지 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 중 하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알칸타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올 시즌 워낙 많은 공을 던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알칸타라는 정규시즌에서 198⅔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의 각 단계에서 한 차례씩 등판하며 또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소화 이닝(준플레이오프 4⅓이닝, 플레이오프 7⅔이닝, 한국시리즈 5이닝)만 17이닝에 이른다. 정규시즌이 끝난 후 특별한 추가 휴식 없이 나섰으니 합치면 이미 215이닝이 넘는다.

게다가 시즌 막판부터는 총력전 탓에 4일 휴식 후 등판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빡빡한 등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7일 NC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중간에 며칠이라도 푹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모를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강행군이다. 부상 탓에 체력 관리는 어느 정도 된 팀 동료 크리스 플렉센과는 분명 사정이 다르다.

17일 1차전에서도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 투수 출신 해설위원은 “구속도 조금 떨어진 게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마운드에서 ‘힘이 든다’는 기색이 자주 보였다”고 했다. 평소보다 인터벌도 조금 길어졌다. 결국 0-1로 뒤진 4회 알테어에게 던진 포크볼이 한가운데 떨어지며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을 안았다.

이제 알칸타라의 한국시리즈 등판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두산은 1차전에서 3-5로 패했다. 2차전에 나서는 플렉센의 어깨를 보고 있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산술적인 가능성이 아예 없는 만큼 3일을 쉬고 4차전에 나가는 건 무리다. 5일을 쉬고 5차전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두산은 2차전을 무조건 잡고, 3·4차전에 선발이든 타선이든 활로를 뚫어주는 게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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