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준영PD.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 큰 인기를 구가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투표 조작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지 약 1년 만에 해당 사건 피해자 명단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엠넷은 책임을 지겠다며 사과했고, 피해자들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안 PD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 CP에게도 징역 1년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날 투표 조작 피해자 명단도 공개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시즌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수현과 서혜림, 시즌2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성현우, 시즌2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강동호가 탈락됐다. 시즌3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이가은, 한초원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이가은이 5위, 한초원이 6위였다. 시즌4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앙자르디 디모데, 시즌4 3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국헌, 이진우가 탈락됐다. 시즌4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는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구정모 6위, 이진혁 7위, 금동현 8위였다.

엠넷은 피해자 명단이 공개되자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엠넷은 "저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 및 그 가족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 연습생분들에 대해 피해 보상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었다"며 "일부는 협의가 완료됐고, 일부는 진행 중이다. 금번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프로듀스101' 시리즈 포스터. 제공ㅣ엠넷

피해 연습생들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대부분 피해 연습생 관계자들은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자 성현우는 직접 장문의 글로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성현우는 "오늘 오전 갑자기 많은 분들의 걱정과 아쉬움에 연락을 받고 저 또한 너무 당황스러웠다"며 "팬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걱정을 끼쳐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너무 간절했던 기회에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한 번이라도 더 여러분께 얼굴을 비추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촬영 당시 아침해가 뜰 때까지 촬영 감독님과 단둘이 남아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많이 아쉽다"고 했다.

해당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는 거세기만 하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방송 당시를 재조명하면서 제작진을 비난했고, 피해 연습생들에게는 위로 메시지를 전하는 중이다. 또한 '국민프로듀서'로 아이돌을 직접 뽑는 줄 알고 투표했던 시청자들 또한 피해자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프로듀스X101' 참가자. ⓒ곽혜미 기자

엠넷 '프로듀스101'은 2016년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4까지 방송된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민프로듀서가 직접 '국민 아이돌'을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 취지로, 실제로 톱 아이돌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을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종영한 '프로듀스X101'은 시청자 투표수가 특정 수의 배수로 나타난 것이 알려지며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프로듀스101' 시리즈 제작진 안 PD와 김 CP는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공동정범 혐의,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 현재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의 조작 의혹이 의혹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 엠넷은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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