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 마드리드와 2년 더 동행이 유력한 세르히오 라모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레알 마드리드는 원칙이 하나 있다.

서른줄에 접어든 선수에게 2년 이상 계약을 제시하지 않는다. 후한 옵션을 보장할지언정 계약 기간은 일년을 고수한다.

올해 이 원칙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스포츠 방송 '카데나 세르'의 축구 프로그램 '엘 라르게로'는 18일(한국 시간) "레알과 세르히오 라모스(34)가 2년 재계약에 구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레알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과 연결된 라모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남자 대 남자로서) 다년 계약을 보장했다. 재계약 소식은 세부 사안을 매듭지은 뒤 올 연말쯤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레알은 라모스에게 1년 옵션 계약을 제안했다. 하나 선수가 거부했다. 15년간 헌신을 고려해 달라며 2년 보장을 요구했다.

양 측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틈을 PSG가 파고들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에 따르면 라모스에게 계약 기간 3년, 연봉 1800만 파운드(약 264억 원)를 제시했다. 에이징 커브가 눈앞인 베테랑 센터백에겐 대단히 매력적일 조건.

이 탓에 파리행이 현실론으로 급부상했다. 그러자 팬들과 관계자, 지네딘 지단(48) 감독까지 두 팔 걷어부쳤다. 국면 전환에 나섰다.

"라모스는 레알의 영원한 주장이자 리더"라며 "그가 꼭 잔류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마드리드 역사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며 보드진을 압박했다.

2005년 세비야에서 이적한 라모스는 레알 유니폼을 입고 통산 660경기에 출전했다. 이 기간 팀이 타이틀 22개를 거머쥐는 데 크게 한몫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프리메라리가 우승 5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4회 등 찬란한 역사의 현장마다 라모스가 있었다.

현재 그는 라울 곤잘레스(741경기) 이케르 카시야스(725경기) 마놀로 산치스(710)에 이어 구단 역대 최다 출전 4위를 기록 중이다. 2년 재계약이 이뤄지면 이 부문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사실 30대 선수와 다년 계약은 이전에도 한 차례 있었다. 레알은 2016년 여름, 서른한 살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 유벤투스)와 2년 재계약을 맺었다.

전례가 있는 만큼 부담도 적다. 페레즈 회장의 톱다운 모양새로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될 확률이 높다. 오히려 수뇌부의 '통 큰 결단' 이미지가 더해져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 계약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