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포스트시즌 내내 '철인'처럼 마운드를 지켰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플렉센은 플렉센이었다.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26)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두산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1차전을 3-5로 내줬지만, 곧바로 시리즈 1승1패 균형을 맞추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플렉센은 올가을 명실상부 두산의 에이스였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3경기에 나서 1승, 1세이브, 16⅓이닝, 24탈삼진, 평균자책점 1.10으로 맹활약했다. 나흘 휴식 로테이션도 버텼고, 선발과 구원 가리지 않으면서 팀이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섰다. 

관건은 플렉센의 체력이 한국시리즈까지 버틸 수 있을지였다. 20대 중반 젊은 투수긴 하지만, 잦은 등판은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한 경기보다 정신적으로 훨씬 많이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에 앞서 플렉센의 체력 걱정과 관련해 "투구 수는 그래도 기본적으로 갈 데까지 가려고 한다. 100개를 기준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쌩쌩했던 준플레이오프1차전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진을 11개씩 잡던 위력은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나오긴 했지만, 이날은 61구 가운데 볼이 22개에 이를 정도로 평소와 비교해 제구가 되지 않았다. 주무기 커브 역시 이날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신 커브보다 커터를 조금 더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수비 도움도 컸다. 2-0으로 앞선 2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권희동에게 주전 적시타를 맞고, 다음 타자 애런 알테어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흐름이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강진성의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노련하게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4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는 박건우가 알테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빠른 홈 송구로 3루주자 양의지까지 잡으면서 병살로 연결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는 이명기의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직선타로 처리한 뒤 1루주자 박민우를 태그아웃했고, 6회말 1사 2루에서는 박석민의 타구가 플렉센을 맞고 1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3루를 향한 2루주자 양의지까지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기막힌 병살이 4차례나 나온 덕에 플렉센은 6회까지 97구로 버틸 수 있었다.  

두산은 1차전 라울 알칸타라 카드를 내고 패해 내상이 컸지만, 필승 카드 플렉센이 2차전을 잡아주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웠다. 20일 열리는 3차전 선발투수로는 최원준이 나설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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