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호형 기자] 김현수(27)가 한국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자격으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김현수와 2년간 계약했다"고 밝혔다. 볼티모어구단은 김현수와의 금전적인 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와 김현수가 2년 700만 달러(약82억5천만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김현수의 정확한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계약기간이다. 스포티비 한승훈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2년 계약을 마치고 FA로 나왔을때 미국 나이로 29살인 만큼 2년간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충분히 FA 대박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수가 비교적 쉽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데는 3가지 조건이 부합됐다는 분석이다. 이적료가 필요없는 FA조건이며, 지난 10년간 KBO리그 출루율 0.406으로 좋았고, 28살의 젊은 타자라는 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더구나, 최근 메이저리그 큰 무대에서 중시하는 능력이 장타력보다 콘택트 능력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스포티비 한승훈 해설위원은 "선구안과 출루율에서 김현수는 볼티모어 라인업에 꼭 필요했고, 젊은 나이에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티모어 입맛에 딱 맞는 선수라고 밝혔다. 특히, 김현수가 2015시즌 KBO리그에서 101개의 볼넷을 골라낸 반면 삼진은 63개에 그친 기록은 여러차례 미국 언론에 보도되며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얻었다. 

김현수가 2016시즌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안정적으로 잘 마친다면 기대이상의 활약도 기대된다. 스포티비 한승훈 해설위원은 "0.280대의 타율과 0.300대의 출루율, 15개 이상의 홈런"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메이저리그 특성상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내년 4월과 5월쯤 활약을 해 준다면 강정호에 버금가는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김현수의 볼티모어 계약과 관련해 스포티비 한승훈 해설위원의 일문일답이다.
스포티비뉴스 조호형입니다. MLB 전문가 스포티비 한승훈 해설위원으로부터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Q.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FA 첫 MLB 진출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FA, 또 외야수로서는 첫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범위를 넓히면 류현진에 이어 강정호, 박병호, 오늘 김현수까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4번째 사례다. 명실상부 한국프로야구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계약이다.

Q.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과 계약조건을 비교한다면?
앞서 진출했던 선수들은 모두 포스팅이었기 때문에 직접비교는 어렵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계약기간이다. 앞서 6년 계약을 했던 류현진, 5년 계약을 한 강정호나 박병호의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 FA가 되는 시점이 30대 초중반의 나이다. 그러나, 김현수는 2년 계약을 마치고 FA로
나왔을 때 미국 나이로 29살이다. 계약기간이 짧기 때문에 2년간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충분히 FA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좋은 상황이다. 볼티모어 구단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짧은 계약기간으로 정상급 선수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좋은 계약을 한 상황이다.

Q.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어떤 팀인가?
세인트루인스 브라운스를 전신으로 하는 팀이다. 1954년에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에 지금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라는 팀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통산 3차례 우승이 있지만 1983년 이후에 반지를 끼지 못하면서 우승 가뭄을 겪고 있는 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최근 2012년, 2014년 짝수 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최근 4시즌 연속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진이 보강되고 FA 크리스 데이비스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당장 내년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 볼 수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다크호스라 할 수 있다.

Q.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영입한 이유는?
우선 올해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공통점이자 포스트시즌의 타격 트렌드를 살펴봐야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가 큰 무대에서 중시하는 능력은 장타력이 아니라 콘택트다. 캔자스시티 로얄스, 샌스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감독이나 선수들은 지난 2년 동안 "풋 더 볼 인플레이, 킵 더 라인 무빙"을 강조했다. 어떻게든 출루를 만들어 내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다음 타자에게 연결하는, 즉, 라인업이 돌아가게 만드는 팀 배팅의 확률을 높이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 그런 점에서 김현수는 굉장히 최적의 조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볼티모어 맞춤형 선수다. 김현수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이 3번째로 낮은 타자였다. 일단 스트라이크면 배트를 낸다. 출루율을 4할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정도로 출루 능력도 갖췄다. 선구안과 출루 능력은 지금 볼티모어 라인업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젊은 나이고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티모어 입맛에 딱 맞는 선수라 볼 수 있다.

Q. 볼티모어는 한국선수들과 악연이 있다. 그동안 어떤 선수들이 거쳐 갔나?
묘하게 악연이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11월, FA 자격을 얻었던 정대현과 합의를 했다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와 입단이 무산된 적이 있었다. 2012년 초에는 고교 2학년 왼손 투수 김성민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는데 졸업한 선수만이 국내외 프로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는 국내규정을 어긴 계약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2월에는 윤석민과 3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이런 경우를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가까운 듯 먼 그런 팀이었는데 김현수의 입단과 함께 한국 팬의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Q. 김현수의 내년 시즌 활약상은?
우선 기대 이상으로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것이 볼티모어의 홈구장 캠든야즈(CAMDEN YARDS)가 최근 3년간 좌타자 홈런빈도가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높은 구장이다. 달라진 리그와 환경, 전반기에 상대적으로 고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 시즌 강정호의 활약처럼 시즌이 거듭될수록 감을 찾는 모습을 보인다면 2할 8푼대 타율에 출루율도 3할 후반대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기 활약 여부에 따라서는 홈런도 15개 이상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기존 선수들에 더해 박병호, 김현수까지 빅리그에 진출했다. 내년도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전망은?
우선 서로 처한 상황이 다르긴 하다. 류현진과 강정호는 부상 이후 건강회복이 급선무이다. 조금 늦게 출발하더라도 결승점에 건강히 도달한다는 각오로 시즌을 차분히 준비하면 좋겠다. 추신수는 워낙 베테랑이고 시즌 막판에 타격감을 완전히 찾았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인 성적이 기대된다. 박병호와 김현수가 나란히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게 되는데 첫인상이 중요하므로 4월과 5월, 이때 될 수 있으면 빠른 활약 최소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 시즌은 한 시즌 내내 한국 팬에게 즐거운 메이저리그가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사진] 김현수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조호형 기자 ch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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