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석. 출처|MBC '놀면 뭐하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 한 해를 집어삼키다시피 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맹위 속에서도 재미와 기쁨, 감동과 희망을 안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물어가는 2020년을 정리하며, 올 한 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엔터테이너와 창작자들을 돌아봅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유재석이란 이름 앞에 과연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1991년 활동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데뷔 30면. 길다면 긴 무명의 시간을 거쳐 이미 20년 가까이 최고의 개그맨이자 MC로서 정상을 지켜 온 유재석은 올해에도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부침없는 꾸준한 행보가 위기에서 더 빛난 셈이다.

그는 꾸준하고도 새로웠다. 변함없는 열정으로 정든 멤버들과 내달린 SBS '런닝맨'이 그 꾸준함을 대표한다면, MBC의 '놀면 뭐하니?'는 그 새로움을 대변할 것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다시 손잡은 '놀면 뭐하니?'는 이미 최고였던 유재석에게 또 다른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이다. 지난해 기대와 의심을 동시에 안고 출발한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신동-신인가수 유산슬로 변신하며 '부캐의 시대'를 알린 그는 그 최전선에서 변신을 거듭했다.

'라섹'이 되어 인생라면을 끓이고, '유르페우스'가 되어 하프를 켜고, '닭터유'가 되어 치킨을 튀겼던 그는 여름과 함께 폭발했다. '린다지' 이효리, '비룡' 비(정지훈)와 함께 혼성그룹의 부활을 알린 '싹쓰리 프로젝트'는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여름 댄스가요의 힘을 제대로 떨쳤다. 이효리와는 환상의 짝궁이었고, 막내 비와도 아웅다웅 짝을 이뤘다. 가요대상을 거머쥐었던 당대의 톱가수와 팀을 이뤄서도 빠지지 않는 존재감은 '역시 유느님' 하는 감탄을 불렀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효리가 '천옥'으로 변신하고 '만옥' 엄정화, '은비' 제시, '실비' 화사가 합세한 '환불원정대'를 이끌며 유재석의 보폭은 더 넓어졌다. 제작진이 그린 판에 이리저리 휩쓸려다니던 과거에서 벗어나 직접 제작을 지휘하는 사장님 '지미유'가 되어 무대 밖에서 가수들을 지원사격했다. 자유의지를 가진 유재석은 더 신나게 날아오른 듯하다. 답답하고 우울했던 2020년, 유재석이 건져올린 싱그러운 복고댄스와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그룹은 기분좋은 위안이기도 했다.

'본캐' 유재석의 활약은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다시 확인된다. 길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의 우연과 일상을 포착하던 '유퀴즈'는 코로나19 발발과 함께 콘셉트를 바꿨고, 유재석은 주제 따라 상황 따라 보다 다채로운 사람들과 호흡하는 중이다. 그와의 만남 자체가 선물인 '유느님'의 독보적 존재감은 안정적인 진행능력과 특유의 공감능력과 어우러져 '유퀴즈' 또한 연일 상승세다.

한 해를 마감하는 방송3사의 연말대상식에서도 유재석의 활약은 빛날 예정이다. 특히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은 이미 유재석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이어진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놀면 뭐하니'의 트로트 신인 유산슬로서 예능부문 남자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 30년을 앞두고 신인상을 거머쥔 그는 1년 만에 통산 15번째 대상에 도전한다. 본인이 작성한 개인 최다 수상 기록에 도전하는 셈이다. 꾸준하게 또 새롭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는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쥔 유재석은 새 역사를 쓸 자격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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