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는 2021년 전지훈련을 제주도에서 진행한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프로야구 전지훈련도 대변혁을 맞이한다. 해외로 나가던 10개 구단들이 모두 국내에 캠프를 차린다. 낯선 일에 변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SK는 현장과 프런트가 합심해 새로운 길을 뚫고 있다.

김원형 SK 감독과 김민재 수석코치, 그리고 조영민 운영팀장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은 최근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다. 2021년 전지훈련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SK는 근래 계속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실전 위주의 2차 캠프지로 향하곤 했다.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훈련에 있어서는 최적의 환경이라 계속 계약을 연장하며 썼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국내 전지훈련 시설에 대해 큰 관심을 둬본 적이 없었다.

일단 캠프지를 찾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중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남부지방 구단들은 구단 시설을 쓰면 된다. 실제 NC·롯데·KIA·삼성은 1·2군 시설을 전지훈련에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단 시설이 인천과 강화도에 있는 SK는 사정이 달랐다. SK는 일찌감치 “인천과 강화에서는 추위 때문에 전지훈련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지런히 전지훈련지를 물색한 결과 제주도 강창학경기장 내 야구장을 섭외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국토 최남단으로 날씨가 남부지방보다 더 따뜻하다. 섬 특성상 바람이 많이 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겨울바람이 매서운 것은 대한민국 어디 가나 다 비슷하다. 조영민 팀장은 “스카우트 시절 1월에 제주도를 찾은 경험들이 있었는데 날씨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음 써보는 경기장에 처음 가는 곳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이번 제주도행은 그 시행착오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김원형 감독과 김민재 수석코치가 프런트와 머리를 맞댔다. 시설을 둘러보면서 프런트의 의견을 듣고, 또 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그리며 변수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조 팀장은 “감독님께서 필요한 부분들을 명확하게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그 결과 비교적 만족스러운 동선을 짤 수 있었다. 

김 감독 또한 프런트에 감사를 표하면서 “동선이 좋았다. 경기장과 숙소, 웨이트 시설 모두 차량으로 10분 내에 위치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코로나19 위험이 내년 2월에도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수들의 방역 방안 또한 완벽하게 준비했다.

일단 SK가 확보한 것은 정식규격의 경기장 1면, 보조구장 1면, 실내연습장, 그리고 웨이트장이다. 실내연습장에서도 타격 연습 3명, 불펜피칭 4명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인 그라운드 상태는 서귀포 체육시설 관리자들과 만나 캠프 시작 전까지 최대한 정비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운동장 관리 상태를 중점적으로 봤다. 이 부분만 정비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베로비치만큼 시설이 크지는 않다보니 SK는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인원을 조금 줄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보통 45명 정도 가는데 이번에는 40명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속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퓨처스팀(2군) 캠프, 그리고 강화도에도 따로 캠프를 꾸려 ‘3트랙’으로 훈련을 진행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도울 예정이다. 외부 전력 보강이 큰 화두로 떠오른 SK지만, 오히려 내부의 문제부터 차분하게 풀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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