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즉시전력감 기대를 받고 있는 최민준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9위까지 성적이 처진 SK는 내년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어느 하나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역시 올해는 마운드의 붕괴가 뼈아팠다. 주축 선수의 이탈, 부상, 부진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순위 하락을 쳐다만 봐야 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대투수 출신인 김원형 신임 감독도 우선 마운드를 점검한다. 대략적인 틀은 그렸다. 선발진은 4명이 확정이다. 외국인 선수인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 그리고 든든한 토종 선발인 박종훈 문승원이다. 5선발은 이건욱 정수민 김정빈 등이 경쟁한다. 개막 시점 가장 잘 준비된 선수가 자리를 차지하지만, 사실상 1년 내내 불꽃 튀는 레이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불펜도 그림을 다시 그린다. 김 감독은 “필승조 셋이 있으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경기 후반을 나눠 들 수 있는 5명의 선수는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우선권을 얻기야 하겠지만 자리가 보장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개막전 때 그만한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확실한 S급 자원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이 빠른 선수들이 제법 있는 SK 불펜이다. 무한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올해 없었던 전력도 관심이다. 김 감독은 지난 마무리캠프 당시 히든카드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관찰의 시간을 보냈다. 기존 선수들이야 이미 김 감독이나 프런트가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군 제대·신인 선수들의 활용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있다. 김 감독이 인천과 강화를 오가며 특별히 더 신경을 쓴 이유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우완 최민준(21) 정동윤(23) 조성훈(21),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옆구리 유형의 이채호(22), 그리고 김건우(18)를 대표로 하는 신인 선수들이 주된 대상이었다. 마무리캠프라 100% 전력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 보완점과 앞으로의 활용 방안을 대략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최민준은 제구가 좋고, 던질 수 있는 변화구가 많다. 다만 조금 더 공에 힘이 붙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종훈보다 약간 포인트가 높은 언더핸드 유형인 이채호 또한 퓨처스팀(2군)의 기대를 모으는 자원. 김 감독은 이채호가 생각보다 패스트볼의 힘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제구를 보고 향후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동윤도 좋은 체구와 손 감각을 가진 만큼 계속해서 지켜볼 만한 자원이다. 

150㎞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으는 조성훈은 올해 2군(상무 소속)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해 돌아왔다. 조성훈은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회복 기간이라 캐치볼 정도만 했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부적인 평가가 좋은 선수이니, 캠프에 가서 더 판단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기대를 걸었다.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김건우에 대해서는 제구를 과제로 뽑으면서도 “만들어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당장 코치들이 여러 가지 수정을 하는 것보다는, 일단 자신의 스타일대로 공을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시간을 둘 생각을 드러냈다.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신중함이 읽혔다. 이런 철학은 김건우 장지훈 등 다른 신인 투수들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자신의 임기가 아닌, 친정팀의 5년 이상을 바라본 김 감독이 마운드 재건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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