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1+1년 계약을 맺은 윌리엄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가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와 재계약했다. ‘선수 옵션’이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 kt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t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쿠에바스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포함 연봉 75만 달러·인센티브 최대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19년 입단한 쿠에바스는 이번 계약으로 3년 연속 kt 유니폼을 입고 뛴다.

선수 측으로서는 올해보다 다소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할 만하다. 쿠에바스는 올해도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총액은 같은데 올해 보장 연봉은 계약금을 포함해 90만 달러였다. 올해보다 보장 금액이 15만 달러 줄고, 대신 인센티브로 나머지 부분을 채운 셈이 됐다. 사실상 삭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팀 공헌도가 그 배경에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쿠에바스는 2019년 30경기에서 184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부상에 기복이 있는 투구가 겹치면서 27경기에서 158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10승8패는 나쁜 비율이 아니었으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보다 높은 4.10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관심을 모으는 것이 2022년도 옵션이다. kt는 “상호 합의한 옵션을 달성한 경우, 2022년 시즌 계약이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kt 관계자는 “선수 옵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ESPN의 엔리케 로하스는 “170만 달러의 2022년 선수 옵션(player option)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 논란이 생겼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의 선수 옵션은 선수가 계약 연장의 선택권을 갖는 경우를 칭한다. 시장에 나가 더 많은 돈을 받을 자신이 있으면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팀을 떠난다.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보면 팀에 남아 옵션을 실행하는 것이다. 옵트아웃 조건도 이와 같은 개념이다. 대체적으로 선수 우위 계약 시장에서나 있는 일이다. 

대개 MLB에서 계약 연장 옵션은 구단이 갖고, 대신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때는 바이아웃을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쿠치 유세이(시애틀)처럼 상호옵션을 갖는 경우도 있으나 흔한 유형의 계약은 아니다.

만약 로하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쿠에바스는 올해 부진해도 내년 170만 달러(ESPN 보도 기준)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정황상 그럴 계약까지 맺을 상황은 아니었다. 옵션 금액이나 발동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을 아낀 kt지만, “구단과 선수 사이에 합의된 옵션 기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기준치를 넘겨야 옵션 실행 조건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기준치는 올해 성적보다 훨씬 더 높은 것도 모자라 리그 에이스급 실적으로 알려졌다. kt는 쿠에바스가 이 기준치를 넘길 정도로 좋은 활약을 한다면 2021년 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의 공습에 맞서 미리 계약을 잘한 셈이 될 수도 있다. 기준치에 이르지 못하면 kt는 재계약할 수도 있고 다른 선수를 찾아볼 수도 있다. 칼자루는 kt가 쥔다. 쿠에바스가 2021년 시즌을 대충 보내게 만들 이유가 전혀 없는 kt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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