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나의 두산 출신 FA인 정수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또 하나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이제 남은 내부 FA는 4명. 내부 FA 7명을 모두 잡기 어려웠던 두산이지만, 이제 남은 4명 모두를 잡아야 하는 당위성은 생겼다.

삼성은 14일 좌타 거포 자원인 오재일(34)과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24억 원·연봉 합계 22억 원·인센티브 총 4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격의 포지션인 1루수들의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고민이 뚜렷했던 삼성은 FA 시장 시작부터 오재일과 꾸준하게 접촉한 끝에 결국 도장을 받아냈다. 

일찌감치 FA 시장의 큰 손이 될 것이라 예상됐던 삼성은 실제 시장이 열리자마자 여러 선수들에 관심을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봤다. 한 선수에게는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오재일 시장에 화력을 집중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당초 삼성의 첫 제시액보다는 많이 상향된 수준이었으나 삼성의 전력 보강 의지는 확고했다.

이제 급해진 건 두산이다. 두산은 시장 최대어인 허경민과 4+3년 총액 85억 원에 계약하며 기세를 올렸다. 당초 어려운 모기업 사정 탓에 FA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허경민 계약으로 구단이 최소한의 전력 유지를 위한 충분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두산은 최주환 오재일을 놓고 오재일에 집중하는 선택 전략을 펼쳤다. 다만 총액을 50억 원까지 올린 삼성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남은 FA 선수들에게는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두산의 제시액은 40억 원대로 알려졌다. 그만한 돈을 더 투자할 만한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 보상금도 챙겼다. 오재일의 올해 연봉은 4억7000만 원, 최주환은 2억7000만 원이었다. 보상금만 14억8000만 원, 약 15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금액은 FA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남은 선수 중 이적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외야수 정수빈이다. 지방 한 개 구단이 정수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일에 쓸 돈의 일부를 정수빈에게 추가 투자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렇다면 자금력에서 뒤처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용찬은 부상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아직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르지는 않은 상황이고, 김재호 유희관은 나이 탓에 이적이 쉽지 않아 두산으로서는 조금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이 남은 4명을 모두 잔류시킨다면, 적어도 전력 유지의 발판은 마련하고 2020년을 마무리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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