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노윤주기자, 이강유 영상기자] 떠나가지 못하는 토트넘, 헤어지지 못하는 리버풀.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치열한 선두 싸움을 표현한 것이다. 리그 1위 싸움의 주인공인 토트넘 홋스퍼와 리버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12라운드,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약팀에 발목이 잡혀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토트넘 홋스퍼의 올 시즌 첫 겨루기.

경기 시작 전 크리스티안 벤테케와 손흥민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발 출전 선수들이 잠시 무릎을 꿇는 행위를 시작하는데. 벤테케가 이상하다.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오고 놀란 손흥민도 따라가다가 캠페인 퍼포먼스인 것을 알고 머쓱하게 자리에 앉는다.

이렇게 웃으며 시작한 경기, 전반 23분 토트넘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합작골로 도망갔다. 하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36분 쉬럽의 동점골이 나와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이 났다. 

경기는 졌지만 손흥민이 리그 4호 도움을 기록했고 올 시즌 리그에서 손흥민과 케인이 합작한 골은 이날까지 12골로, 토트넘 전체 득점(24점)의 절반에 달한다고 한다.

팰리스와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토트넘은 선두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승점 25점에 그쳐 뒤이어 열린 풀럼-리버풀전에서 리버풀이 이기면 1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버풀 또한 올 시즌 승격팀 풀럼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2위와 18위. 순위가 보여주는 것처럼 리버풀의 공세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리버풀은 조금 아쉬웠고, 풀럼은 생각보다 강했다.

그렇다면 왜 리그 1,2위를 달리는 강팀들이 각각 11위와 18위를 달리는 팀들에 발목이 잡혔던 걸까. 

토트넘은 올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로얄 안트워프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2-0으로 이겼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나선 선수들 상당수가 또 나왔다. 그나마 런던에서 이동이 적어 피로도는 적었다고 하지만, 빡빡한 경기 일정을 견디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수비에 무게를 두며 역습 중심의 경기 운영을 하는 조제 무리뉴 감독의 스타일로 체력 소모도 상당하다.

토트넘의 향후 일정 살펴볼까. 

리버풀, 레스터시티, 그리고 박싱데이까지 사나흘 간격으로 5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맨시티-첼시-아스널을 상대로 2승 1무로 괜찮았는데 도깨비 팀인 크리스탈 팰리스에 승점 3점을 놓친 것은 향후 어떤 효과로 이어질까.

리버풀은 어렵게 버티고 있다.

4라운드 아스톤 빌라에 역사적인 2-7 대패를 당하고 5라운드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2-2로 비기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잘 견뎠다.

하지만 페어질 판 데이크, 티아구 알칸타라, 조 고메스, 제르단 샤키리, 제임스 밀너 등 모두 부상자들이다. 올 시즌 영입한 디오구 조타마저 챔피언스리그 미트윌란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2개월 이탈했다. 즉시 전력감들이 이탈해 있으니 위르겐 클롭 감독 두통이 꽤나 생겼겠다.

그사이 레스터시티는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을 3-0으로 이기고 토트넘과 리버풀을 승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사우스햄턴이 23점으로 4위, 첼시가 22점으로 5위를 자리하고 있다.

이길 경기를 당연히 이기고 비길 경기도 이겨야 선두의 자격이 있다고 한다. 간절히 우승을 원하는 토트넘,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을 지키고 싶은 리버풀과 다른 팀들의 숨 막히는 추격까지, 절대 강자가 없는 프리미어리그 선두 싸움이다.

스포티비뉴스= 노윤주 기자 laurayoonju1@spotvnews.co.kr

이강유 영상 기자 l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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