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4년 8000만 달러의 계약 가치를 증명한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의 영입은 환상적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3일(한국시간) 토론토의 2020-2021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참전을 다루면서 또 한 번 ‘빅사이닝’을 노릴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 토론토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이고, 구단 수뇌부는 이번 FA 시장에서도 관심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참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MLB.com은 류현진(33)과 계약이 토론토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MLB.com은 “토론토는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핵심을 탄탄하게 다져놨다. 그리고 류현진의 영입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환상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이라는 에이스 하나가 자신의 가치 발현은 물론, 팀 전력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토론토는 젊고 가능성 있는 야수들이 많다. 반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비롯한 마운드 전력은 상대적으로 처진다. 토론토는 지난해 로테이션의 가장 큰 퍼즐인 에이스를 찾기 위해 분주히 뛰었고, 결국 류현진에 4년 8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토론토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오르며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그런데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 헐값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뜬금없이 계약 규모가 소환되는 것은 미국 내 사정과 연관이 있다. FA 시장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가 대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MLB 사무국은 내년에 팀당 162경기를 모두 치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토론토가 특별히 더 문제가 되는 것은 30개 구단 중 유일한 캐나다 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오가는 게 힘든 상황이다. 이 문제 탓에 토론토는 올해 뉴욕주 버펄로를 홈으로 활용했다. 내년에 토론토를 홈으로 쓸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14일 이 문제가 토론토 구단 자체의 매력을 깎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로젠탈은 토론토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처럼 번화한 도시이기는 하지만, 내년에도 국경 사이의 장벽이 생긴다면 토론토는 또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들, 특히 구단 선택권이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은 반기지 않는 요소다. 로젠탈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토론토는 더 비싼 가격을 부를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류현진도 올해 떠돌이 생활에 고생을 많이 했다. 버펄로가 홈이기는 하지만, 토론토 선수들로서는 원정 구장이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선수들이 토론토에 집이 있으나 버펄로에서는 숙소 생활을 했다. 기존 선수들로서는 60경기 모두가 원정이었던 셈이다. 같은 돈이라면 이런 환경을 택할 선수가 별로 없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토론토는 로젠탈의 예상대로 꼭 잡고 싶은 선수를 위해 오버페이를 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지난해 계약은 토론토로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한 요소가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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