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와 4년 총액 42억 원에 계약한 최주환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9년 만의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성공한 SK가 FA 시장에서 철수한다. 최주환 영입 이후에도 시장에 남아 면밀하게 상황을 살폈으나 ‘오버페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14일 좌타 거포 내야수 오재일과 4년 총액 50억 원(인센티브 4억 원) 포함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 소속팀인 두산을 비롯해 적잖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던 오재일 영입전은 결국 시작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삼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오재일의 삼성행이 확정됨에 따라 SK도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류선규 SK 단장 또한 오재일의 계약이 SK의 시장 철수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면서 예년과 달리 비교적 홀가분한 심정으로 판을 떠날 수 있었다.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 공격력 강화를 1순위에 뒀고, 시즌 내내 지켜봤던 최주환(32)에게 결국 팀 유니폼을 입혔다. 4년 총액 42억 원(인센티브 4억 원)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계약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 FA인 김성현과도 2+1년 총액 11억 원(2년 보장 금액 6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김성현의 계약을 최대한 빨리 해결하면서 최주환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계획대로 이뤄진 FA 시장이었다.

다소 과열된 FA 시장에서 팬들도 인정하는 계약이 도출될 수 있었던 것은 SK의 전략, 그리고 당장의 금전보다는 조금 더 멀리 본 선수의 생각이 합쳐진 덕이었다. SK는 FA 시장을 미리 살피면서 두산의 사정상 내부 FA 중 최주환의 원 소속팀 계약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그리고 최주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최주환은 금전적인 부분은 물론 ‘2루수 최주환’의 가치 증명을 별렀다. SK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SK는 선수의 심리를 파악해 전략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접근했고 결국 최주환과 계약했다. 최주환도 2루수로 뛸 수 있는 여건,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여건에서 뛰며 4년 뒤 2차 FA까지 염두에 뒀다. 시작부터 끝까지 잘 풀린 케이스였다.

▲ 민경삼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류선규 단장(맨 오른쪽)은 철저한 전략 수립과 긴밀한 공조 속에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SK와이번스
최주환의 계약 시점에서 SK의 FA 시장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SK는 팀 장타력을 더할 수 있는 좌타 거포 오재일 시장에도 귀를 기울였다. 한 명 정도 더 영입할 수 있는 실탄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방침은 확실했다. SK는 ‘오버페이’는 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두산과 삼성의 경쟁 속에 오재일의 가치가 40억 원 중반 이상으로 치솟자 미련 없이 발을 뺐다. 구단이 생각한 금액의 최대 범위를 초과하는 순간이었다. 

내부적으로 다른 선수들도 팀에 어울리는 선수인지 논의를 거쳤으나 특별한 시장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더 영입할 선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분명한 것은 예산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패닉 바잉’을 시작부터 끝까지 경계했고 그대로 문을 닫았다. 팀 스탠스도 많이 달라졌다. SK는 내년에도 외부 FA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자세다.

보상선수 문제가 남아있으나 새 프런트도 비교적 깔끔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막판 취임한 민경삼 대표이사, 그리고 시즌 뒤 취임한 류선규 단장이 긴밀하게 공조하며 최주환 영입전의 성공을 이끌었다. 류 단장은 팀 내 최고 전략통 출신답게 최주환 시장을 잘 분석했고, 오재일 시장의 판도 잘 읽고 있었다. 민 대표이사는 그런 류 단장을 후방에서 지원하며 운신의 폭을 넓혔다. 참전과 후퇴 모두 결단이 빨랐던 원동력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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