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재일 계약 당시 삼성 사무실 TV 모니터를 장식한 오재일 환영 문구.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왔다. 왔어!'

2020년 시즌이 끝나고 삼성 라이온즈의 큰 과업은 외부 FA(자유 계약 선수) 오재일 영입 하나였다. 오프 시즌 삼성이 오재일과 함께 또 다른 FA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영입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들은 삼성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오재일에게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달 28일 FA 자격 선수 25명 가운데 16명 선수가 승인됐다. 삼성은 처음부터 오재일 한 명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시장이 열리면서 오재일 측과 접촉을 시작했다. 탐색전에 가까운 접촉이었으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였다. 2017년 11월 포수 강민호 영입 이후 3년 만에 FA 계약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삼성의 단독 레이스처럼 보였으나,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도 경쟁에 참여했다. 허경민 재계약을 만든 뒤였지만, 오재일 영입전에 따라붙었다. 거기에 지방팀 가운데 하나도 오재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몸값이 뛰기 시작했다.

삼성은 진득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최대 총액을 올렸다. 총액 앞자리가 바뀌었다. 최종안은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24억 원, 내년부터 2022년까지 연봉 6억 원,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연봉 5억 원으로 보장액 46억 원을 만들었다. 거기에 매년 인센티브 1억 원을 붙여 총액 50억 원짜리 계약을 오재일에게 안겼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꾸준하게 처음부터 협상을 진행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원만하게 계약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오재일에게 누가 봐도 우리 팀에 와야 가장 빛이 나는 선수라고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라이온즈파크에서 성적이 좋은 선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였다. 좋은 성과가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가 오재일을 환영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캡처

FA 협상은 에이전트가 대신한다. 협상 마무리 단계에 대개 선수 본인이 직접 등장하고 계약을 마무리한다. 14일 오재일과 삼성 FA 계약은 서울에 있는 삼성 라이온즈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선수가 직접 구단 사무실에 방문한다는 뜻은 사실상 협상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재일이 사무실에 방문한다는 말에 삼성 구단은 부지런히 움직여 그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삼성은 사무실에 있는 모니터에 두 장의 사진을 띄웠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오재일 합성사진과 오재일 삼성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 'WELCOME 오재일 OH JAE-IL'을 사무실 TV 모니터 띄웠다. 구단 관계자는 "웰컴이미지로 사무실에 방문하는 오재일 선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계약이 성사된 뒤에 삼성은 홈페이지에도 오재일 환영 메시지를 걸었다. 오재일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합성 사진이 처음에는 등장했다. 이후 원기찬 대표이사와 오재일이 손을 맞대고 인사를 하는 사진으로 교체됐다. 관계자는 "팬들이 홈페이지 소스까지 찾아서 볼지는 몰랐다"며 웃었다.
▲ 갤럭시Z 폴드2를 선물하는 원기찬 대표이사(왼쪽)-오재일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 원기찬 대표이사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오재일에게 삼성 고가의 최신 휴대폰 갤럭시Z 폴드2를 선물했다. 오재일은 "삼성폰으로 바꾸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좋은 선물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아이폰에서 폴드2로 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재일 아내 진민혜씨에게도 다른 색상의 갤럭시Z 폴드2를 선물했다.

14일 오재일과 삼성의 협상이 마침표를 찍는다는 보도가 오전에 나오면서 삼성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삼성 팬들은 구단의 공식 발표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오재일 계약이라는 '대형 보도자료'가 나온 뒤 삼성 관계자는 "오늘(14일)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련한 전화 문의가 엄청 많이 왔다. 조율중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했다"며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말하면서도 오재일 영입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삼성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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