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인왕후. 제공ㅣtvN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tvN 새 주말드라마 '철인왕후'가 높은 시청률에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철인왕후'는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 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신혜선)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가출 스캔들이다.

코믹하고 가벼운 드라마 톤이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첫 방송에서 무려 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tvN 역대 주말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심지어 2회는 여기서 훌쩍 더 뛰어오른 8.8%에 달했다.

시청률은 그야말로 '대박'이지만 '철인왕후'는 논란의 작품이다. 방송 전부터 혐한 작가의 작품을 가져와 드라마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을 뿐 아니라, 방송 이후에는 역사 왜곡, 조선왕조실록 비하, 실존인물 희화화 등의 파문이 이어졌다.

먼저 '철인왕후'는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의 작가는 전작 '화친공주'에서 한국인 비하 단어인 '빵즈'를 수차례 사용해왔다. 등장인물이 식탁보를 몸에 두르며 한복이라고 조롱하는 신도 논란이 됐다. 이에 '혐한 작가의 작품을 굳이 한국에서 드라마화 해야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윤성식PD는 '철인왕후' 제작발표회를 통해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지만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져왔다. 나머지 스토리나 전개는 전혀 다르다"고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방송 이후 더욱 크게 불거졌다. 스토리 자체는 판타지지만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인 철종, 철인왕후, 신정왕후로 설정했다. 패러디 코믹극임에도 굳이 실존 인물을 가져왔기에 작품 안에서는 대사나 스토리가 해당 인물에게 반영이 될 수 밖에 없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해도 역사 왜곡의 우려가 있는 셈이다.

12일 방송된 1회에서 소용은 철종이 코를 막았단 이유로 임금의 뺨을 때리고, 13일 방송된 2회에서는 소용이 "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는 대사를 뱉는다. 집단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벌어졌던 클럽 옥타곤을 연상시키는 기생집 '옥타정'도 논란의 포인트 중 하나다. 해당 신의 묘사 역시 성매매 풍경 담아 경악을 자아냈다. 웃음 포인트라기엔 사회적 감수성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네이밍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신정왕후인 대비 조씨는 저속한 손짓으로 잠자리를 묘사하며 19금 코미디를 보여준다. 가상의 인물이었다면 유쾌하게 느낄 수도 있을 지점이지만 실존 인물의 이름을 쓰는 캐릭터인 터라 시청자들이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허구'라는 인식이 강해 이같은 문제점이 다소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거름망 없이 왜곡된 한국 역사가 전달된다는 점도 우려가 크다. 한 누리꾼은 '철인왕후'의 영문 자막 캡처본을 제시하며 조선왕조실록과 지라시를 운운했던 신에서 '타블로이드'라는 표현으로 번역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겉잡을 수 없이 논란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철인왕후' 제작진은 15일 오후까지 입장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과연 8%대의 높은 시청률에 기대 뻔한 해명으로 현 상황을 넘길 지, 시청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가능한 조치가 이뤄질 지 대응이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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